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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알 리더십’ 사상초유 항명성 사퇴 예견된 人災
주요 국정 각론까지 일일이 지시
관료 자율성 잃고 운신 폭 줄어
정부 ‘책임장관’ 사실상 유명무실




청와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상초유의 항명 사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에도 생채기가 나고 있다.

문제가 된 기초연금 관련 주무부처 장관인 진 장관의 무책임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모든 것을 일일이 챙기는 박 대통령의 ‘만기친람(萬機親覽)’형 리더십에서 비롯된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평가가 많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나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미리 적어온 수천자 분량의 지시를 통해 국정운영의 큰 방향뿐 아니라 구체적인 각론까지 제시하는 ‘깨알 리더십’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지나치게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다보니 각 부처 장관들이 ‘책임장관’은커녕 청와대 눈치만 살피기에 급급해져 회의감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청와대가 중추기관으로서 업무를 총괄하다 보니 일선 부처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토론이 아닌 지시 위주로 국정이 운영되면서 장관을 비롯한 관료들의 운신의 폭이 줄어들고 복지부동이냐 아니면 진 장관처럼 자리를 박차고 물러나느냐는 선택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기류는 진 장관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내가 잘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 생각에 무력감을 느꼈다”고 직격탄을 날린 데서 고스란히 확인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박 대통령의 신임 야당대표시절 첫 비서실장을 지낸 핵심측근이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개국공신인 진 장관이 이렇게 말할 정도니 다른 부처 장관들의 사정은 불문가지”라고 진단했다.

청와대는 강력한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장관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집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항변하지만, 다원화되고 복잡다단해진 시대에 대통령 1인 통치는 순기능보다는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지금 국정은 대통령의 통치 철학, 개인의 리더십이 비대할 정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정책의 수용자인 국민의 시각에서 좀 더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민의 시각은 결국 각 부처에서 수렴해야 하는데, 청와대가 독점하려다 보니 부작용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기춘 비서실장을 필두로 한 박근혜정부 2기 청와대 참모진이 출범한 이후에는 국정 운영의 무게추가 청와대로 더욱 기울어진 형편이다.

박 대통령도 “청와대 비서실이 국정 운영의 모든 것을 풀어야 한다”며 청와대 비서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심각한 것은 박 대통령이 기존의 리더십 형태를 바꿀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대표는 “문제는 박 대통령이 기존의 리더십을 고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역대 대통령들도 자기 스타일을 바꾸지를 않았는데, 대통령까지 된 정치인이 자신의 소신과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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