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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불 박근혜정부>영(令)이 안선다... 음모설에, 양심을 건 항명까지
[헤럴드경제=한석희ㆍ원호연ㆍ이정아 기자]사표제출→출근거부→번복 설득→e메일 사표제출→사표반려→출근거부. 박근혜정부 실세장관, 공약집대성자로 불렸던 진영 보건복지부장관의 사퇴 전말이다. 진 장관은 특히 사표 번복 설득에도 불구, “양심을 걸고 장관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양심을 걸고, 청와대를 향해 폭탄을 건진 셈이다.

취임 7개월차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의 영(令)이 안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핵심 권력기관장인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의 사퇴와 사표수리는 뒷말이 무성하고, 급기야 핵심 최측근 장관의 ’항명성 셀프 사표‘까지 겹치면서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 법과 원칙이 바로서는 사회, 복지증대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양대 핵심공약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적 지지를 높게 받고 있는 대북정책외에 핵심정책이 표류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임기 중후반 레임덕으로 대통령의 영이 안서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불과 취임 7개월여만에 인사 파동으로 대통령의 리더십이 중대 시험대에 오르는건 이례적이다. 특히 원칙과 신뢰를 앞세운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에도 불구하고, 최근 잇따라 ‘외압이다' ’찍어내기 음모다‘는 비판이 줄지어 제기됐다. 특히 박 대통령의 심중을 가장 잘 안다는 최측근 핵심 장관의 항명사태가 벌어지면서 청와대는 곤혹스러움을 넘어 상당히 당황하고 있다.

이와관련,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장관의 항명에 가까운 반발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타격을 준다”며 “향후 정부조직에 대한 장악력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사안의 중대성과 함께 불쾌감, 배신감까지 감지되고 있다.

진 장관은 지난 29일 박 대통령의 사표 반려에도 불구하고 “이것(기초연금안에 대한)은 장관 이전에 저 자신의 양심의 문제”라며 “이제는 물러날 수 있게 허락해주셨으면 한다”며 업무복귀를 거부했다.

‘사표설→기초연금제와 관련된 사표설은 와전→사실상 사표의사→사표는 없던 일→이메일을 통한 사표→사표 반려’ 등으로 이어지던 일련의 사태가 사실상의 항명으로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특히 사표에 대한 자신의 강한 의지를 ’양심‘에 빗대며 청와대의 일방독주식 지시를 에둘러 비판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앞서 양건 전 감사원장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퇴를 놓고도 박 대통령은 일대 곤혹을 치뤄야 했다. 표면적인 양 전 원장의 사퇴 이유는 감사위원 선임을 둘러싼 청와대와의 마찰이었지만, 이면엔 4대강 등 청와대의 기획성 감사 지시와 감사원장 퇴진을 희망하는 청와대의 외압때문이라는 비판이 불거졌다. 감사원의 이중적인 감사태도도 문제였지만,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청와대가 훼손했다는 비판이었다.

혼외자식 의혹을 받고 있는 채 전 총장의 사퇴와 관련해서도 국정원의 대선 댓글 의혹에 대한 검찰의 처리에 대한 청와대와 채 총장간 갈등설에서부터 시작해서 ‘찍어내기식 사퇴 몰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채 전 총장의 사퇴압박에는 청와대 민정라인과 국정원, 법무부의 커넥션까지 구설이 올랐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이와관련 “겉으로만 드러나지 않았지 속으로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이나 국정운영에 있어서 문제점들이 한 꺼번에 터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권력 내부의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커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통치리더십의 위기와 함께 청와대와 새누리당, 민주당간의 극한 대치가 향후 정국의 큰 변수로 보고 있다. 여야의 대치국면에서 청와대가 흔들릴 경우, 야당의 공세가 더욱 강화될게 뻔하고, 자칫 여당내 세력분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대통령의 통치기반이 한순간에 심각하게 흔들릴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hanimomo@herl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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