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여론조사 실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중산층이 붕괴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아메리칸 드림이라는 표현은 ‘미국은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나라’라는 의미로 이민자들 사이에서 주로 사용됐지만, 이제 이민자가 아니라 본토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신분 상승 사다리가 차단된 사회에서 루저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미국인 1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아메리칸 드림의 의미에 대한 인식이 퇴조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응답은 29%로 지난 1986년 조사 때보다 10%포인트 떨어졌고, “내 집을 갖는 것”이라는 응답은 같은 기간 78%에서 61%로,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것”이라는 응답은 68%에서 52%로 각각 떨어졌다.
이와 함께 “가계 적자를 걱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1971년 조사 때 48%였던 “그렇다”는 응답이 42년의 세월과 함께 오히려 1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버지니아대 밀러센터와 공동으로 이 조사를 실시한 WP는 “더 이상 노력만으로는 고등교육을 받거나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는 현실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한 세대를 지나면서 희망이 상당히 퇴색된 셈”이라고 해석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