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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story 열공…정의선의 실험
鄭부회장 “비즈니스엔 역사·인문소양 필수”
역사 전문가 교수·연구원 등 강사 초빙
임직원 대상 ‘히스토리 콘서트’ 세차례 열어
자동차맨들 “낯선(?)공부 신선·자부심 느껴”


‘조선을 뒤흔든 역사적 사건, 유럽 르네상스의 의미, 중국의 역사와 문화, 이슬람의 역사와 문화….’

현대ㆍ기아차가 역사공부에 푹 빠졌다. 대학 교양역사 강의에서나 나올 법한 내용을 임직원이 세미나로 형태로 열심히 배우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이 미래 경쟁력을 인문학적 소양에서 찾고 있는 것과 같은 취지다.

형식은 ‘어제에서 내일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히스토리 콘서트(History Concert)’. 주제는 총 10개로 한국사 분야는 ▷한국사 총론 ▷한국 근현대사 ▷조선왕조 ▷한국 고대사 ▷한국미술사 등으로, 세계사는 ▷서양사 총론 ▷유럽미술사 ▷그리스ㆍ로마사 ▷중국사 ▷아중동사 등으로 구성됐다. 강의는 유수 대학교수, 연구원 등 해당 역사 부문 전문가가 맡고 있으며, 지난 3일부터 시작해 12월 17일까지 총 20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미 세 차례의 ‘히스토리 콘서트’가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개최됐다. 지난 3일 처음 실시된 한국사 총론은 ‘글로벌 시대의 올바른 한국사 인식’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현대ㆍ기아차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시대 518년의 기록, 정치ㆍ경제, 복지, 과학, 수학의 역사가 다뤄졌다.

예상보다 현장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평소 차에만 빠져 살던 임직원은 “낯선(?) 역사공부였지만 우리 선조의 지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주변국과 비교해 상당히 앞서나갔던 과학, 수학의 역사를 통해 한국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다”는 임직원도 적지 않았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400년이 넘도록 노력한 우리 선조의 기록정신을 다루는 대목에서는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26일 설혜심 연세대 사학과 교수의 ‘세계사의 이해’ 강연도 비슷했다. 주요 이슈로 본 재미있는 세계사 이야기에 이날 참석한 350여명의 현대ㆍ기아차 임직원은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제껏 몰랐던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됐고, 세계사를 통해 각 지역의 역사적 뿌리에 대해 알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대ㆍ기아차가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역사세미나는 사실 정의선<사진> 현대차 부회장의 작품이다. 위인 가운데 이순신 장군을 가장 존경하는 그는 평소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정 부회장은 “해외 비즈니스가 많은 글로벌 자동차업체일수록 한국을 비롯한 국내외 역사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며 그룹 차원의 역사공부(?)를 후원, 독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를 하더라도 역사와 인문학적 소양이 반드시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기본 철학을 갖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자동차기업 특성상 이공계 출신 비율이 높고 해외 파트너와 만날 기회가 많다”며 “폭넓고 균형잡힌 역사 이해를 통해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도 역시 함께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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