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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의 미래 궁금하면…부산행 티켓을 끊어라
한국 영화의 ‘절정’ 속에 아시아 최고의 영화잔치, 부산국제영화제의 18회째 행사가 오는 10월 3일 개막해 12일까지 열흘간 계속된다. 70개국에서 온 301편의 영화가 부산 영화의전당과 센텀시티의 CGV와 롯데시네마, 해운대의 메가박스, 남포동의 메가박스 등 7개 극장에서 상영된다. 영화를 연출한 감독, 스크린에 얼굴을 내밀었던 배우 등 한국에서 영화 좀 한다는 스타들은 ‘총출동’한다. 칸영화제처럼 할리우드 스타들과 블록버스터 비즈니스가 화려한 외양을 뽐내지는 않지만, 전설적인 영화인부터 젊은 스타배우들까지 초청객 명단을 채운 아시아 각국 감독과 배우의 이름은 영화팬이라면 가슴을 설렐 만하다. 레드카펫 외에는 파티장의 베일 속에 숨는 칸영화제의 스타들과 달리, 국내외 게스트가 일반 관객과 얼굴을 마주대고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은 부산영화제만의 자랑이다.

스타감독 김기덕·사부…관객들과 격없는 토크

‘아주담담’이라는 대담 프로그램에선 김기덕 감독이 ‘김기덕 스타일 영화 만들기’를 주제로 조감독 출신 문시현과 관객을 앞에 놓고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돌그룹 AKB48 출신의 일본 배우 마에다 아쓰코는 ‘아이돌에서 배우로’라는 주제로, 프랑스 배우 크리스토프 파우는 ‘현대 동성애 영화의 최전선에 서다’로, 리처드 루빈스타인(미국 프로듀서)-사부(일본 감독)는 ‘동서양 좀비영화의 만남’으로 토크쇼를 펼친다. ‘외팔이 검객’으로 유명한 홍콩 영화배우 왕우,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박중훈과 ‘톱스타’ 출연진, 김지운-류승완 감독, 하정우와 ‘롤러코스터’ 출연진, 임권택 감독과 배우들, 이상일-와타나베 겐 등도 각각 ‘오픈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화려함 보다 내실…개막작 부탄의‘ 바라:축복’

올해 상영작과 프로그램에선 전반적으로 화려함보다는 ‘내실’이 돋보인다. 개막작은 ‘부산의 발굴’이라 할 만하다. 한ㆍ중ㆍ일 3국의 테두리를 벗어나 부탄 영화 ‘바라: 축복’을 초청했다. 고승이자 영화감독인 키엔체 노르부 감독이 인도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인도 남부지방 전통춤 바라타나티암 무희가 사랑과 자기 희생을 그렸다. 폐막작은 김동현 감독의 ‘만찬’이다. 생계를 자식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가난한 노후의 부모, 이혼하고 홀로 아들을 키워야 하는 딸, 실직한 장남, 대리운전으로 살아야 하는 둘째아들 등 어렵게 살아가는 한 가족에 닥친 비극을 그렸다. 

개막작인 부탄의‘ 바라:축복’과 한국 코미디 하정우 감독의‘ 롤러코스터’ 한국영화의 오늘에 출품된‘배우는 배우다(신연식 감독)’와 뉴커런츠 부문의 일본의 ‘어게인’. 그리고 폐막작으로 선정된 한국의‘ 만찬’(위 부터).

아시아 넘어 서구로…젊은 감독들 눈부신 도전

‘아시아 영화의 창’에선 일본과 필리핀, 이란 등의 영화가 가장 활력에 넘친다. 일본에선 고레에다 히로카즈, 야마시타 노부히로, 사부 등 유명 감독들의 신작과 다이 요시히코, 히로하라 사토루, 마쓰무라 싱고, 이케다 아키라 등 젊은 감독들의 도전도 눈에 띈다. 미국 이상의 많은 제작편수와 자국영화 점유율을 자랑하는 인도 영화도 특유의 대중성과 고유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세계 영화의 흐름은 ‘월드 시네마’ 섹션으로 집약된다. 아시아를 제외한 서구권 중심의 대중영화와 예술영화 51편(28개국)이 관객을 만난다.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젊은 상상력은 ‘뉴커런츠’에서, 북중미, 남미, 유럽 등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은 ‘플래시 포워드’ 부문에서 상영된다. 두 섹션 모두 경쟁 부문이다.

톱스타 하정우·박중훈, 감독으로‘ 스크린 진격’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올해의 화두는 ‘진격의 한국 영화’다. ‘신인 감독’ 자격으로 나선 톱스타 배우 하정우와 박중훈이 ‘투톱’이다. 이 둘을 둘러싸고 용감한 패기와 대중적인 상상력으로 무장한 젊은 영화감독들의 독립영화가 대거 포진했다. 부산영화제 남동철 한국 영화 프로그래머는 “과거의 한국 독립영화와 달리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들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더 테러 라이브’와 ‘숨바꼭질’에 버금갈 정도로 대중과의 소통에 성공적인 한국 독립영화들이 올해 대거 초청됐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의 오늘’ 부문에 초청된 하정우 감독의 ‘롤러코스터’와 박중훈의 ‘톱스타’는 대중적으로는 가장 화제가 될 만한 영화들이다. ‘한국 영화의 오늘’에선 김기덕, 홍상수의 올해 개봉작과 함께 중견감독 이장호(‘시선’)와 장현수(‘애비’)의 신작이 상영되고,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전규환(‘마이보이’), 신연식(‘배우는 배우다’), 연상호(‘사이비’) 등이 초청됐다. 대조적인 스타일로 연출된 두 편의 러브스토리 ‘소녀’(감독 최진성)와 ‘파스카’(감독 안선경), 그리고 직장 초년병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은 사회 드라마 ‘10분’(감독 이용승) 등은 ‘뉴커런츠’ 부문에서 다른 아시아 감독들과 수상을 놓고 경쟁한다.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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