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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 연저점 깨질까..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 이후 1070원대로 급락한 원ㆍ달러 환율은 당분간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양적완화 축소가 연말까지 시행되지 않을 경우 지난 1월에 기록했던 연저점(1054.5원)을 깰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기적으로 ‘호재’= 한국은행 관계자는 24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시리아 리스크도 완화된 상태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이 같은 환율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뿐 아니라 엔화 환율까지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환율이 연저점까지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보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금융시장이 급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양적완화 유지는 추석 연휴를 마치자마자 한국 금융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연준이 국채매입 규모를 당분간 줄이지 않는다는 소식에 채권금리가 내리고, 값싼 조달비용을 등에 업은 달러화 자금이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가장 즉각적인 반응은 민감도가 큰 외환시장에서 나타났다. 달러화를 들여와 원화로 바꾸는 수요가 몰리면서 원화가치가 급등(환율이 급락)했다.

외국인 자금이 물밀듯 들어온 배경은 한국의 경제 상황이 다른 신흥국과는 차별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는 경상수지 흑자 행진에 한결 좋아진 외환건전성과 정부의 국가채무 관리가 신흥국 가운데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론 ‘악재’ 가능성= 그러나 다른 신흥국의 수요 둔화에 환율 하락이 겹쳐 한국의 성장 연료인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불안이 잔뜩 고조된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은 올해 1~7월 기준으로 한국의 수출에서 22.8%와 6.8%를 차지해 중국(25.6%)보다 비중이 크다. 이들 지역의 위기가 확산하면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다 일본이 엔화 약세로 한국과의 수출 경쟁에서 우위에 서고 중국, 미국 등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경상수지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상당수 외국인 자금은 주저 없이 한국을 빠져나간다.

언젠가 시작될 미국의 테이퍼링(taperingㆍ자산매입 축소)으로 금리가 상승, 한국 경제의 취약지점인 가계부채 건전성도 자극할 수 있다는 걱정도 적지 않다. 정부 당국은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상황에 맞는 대응책(컨틴전시 플랜)을 짜고 있다. 테이퍼링은 연기된 것일 뿐, 언젠가는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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