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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 윤정식> 한수원의 새 선장에 바란다
늦은감은 있지만 이제 새 정부의 공공기관장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세간의 관심은 조석 신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쏠린다. 이미 전부터 ‘독이 든 성배’라는 평가가 나오던 자리다. ‘잘해야 본전, 못하면 매장’이라는 무시무시한 말까지 나온다. 당장 조 신임 사장의 당면 과제는 산더미다.

가장 시급한 일은 조직원 사기진작. 원래 한수원은 공기업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직장 중 한 곳이었다. 하지만 ‘마피아’ 집단까지 비교되면서 범죄조직의 이미지까지 덮어썼다. 수개월간에 걸쳐 밝혀진 과장급부터 사장까지의 집단비리의 대가일 수 있지만 조직원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다. 직원은 자식 학교 생활기록부에 부모 직장조차 밝히기 꺼리는 상황이 됐다고 말할 정도다. 대수술이 시급하다.

조직개편은 또한 한수원 직원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조 신임 사장이 당면의 이미지 개선과 비리 척결에만 머물면 정말 잘해야 본전인 사장이 될 것이다.

조 신임 사장은 이미 2011년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경험이 있다. 부임 1개월 만에 조직개편을 단행해 자신이 직접 지속성장경영추진단을 맡고 해외사업 조직을 크게 확대했다. 이후 그는 지경부 2차관으로 영전했지만, 산단공은 아직도 당시의 조직개편으로 인한 방향성을 그대로 유지 중이다.

한수원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믹스에서 없어서는 안될 원자력에너지 전담 조직이다. 국내 이슈도 발전설비 증설부터 폐기물 처리 분제와 안전성 강화 문제 등이 있고, 밖으로는 아직 아랍에미리트연합 단 1개 국가에 머물고 있는 원전 수출국을 늘리는 것도 지상 과제다. 모두 중요한 문제지만 일의 우선순위와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조 신임 사장이 조직개편을 통해 제시해야 한다.

정부든 기업이든 과거에 비해 일적으로는 리더의 역할은 점점 줄고 조직원 스스로의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잡일은 줄어든 대신 조직관리에서 리더가 제시할 방향성과 카리스마는 더 강조되고 있다. 새롭게 태어날 한수원에 당장 필요한 조치다.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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