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담철곤 오리온 회장 “동양그룹 지원의사 없고, 추후에도 지원 계획 없다”
-23일 임원회의 열어 최종입장 발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오리온그룹은 23일 자금난을 겪고 있는 동양그룹 지원과 관련해 ‘지원불가’ 입장을 최종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달 안에 기업어음(CP) 1조1000억원을 막아야 하는 동양그룹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의사가 없으며 추후에도 지원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오리온그룹 측은 전했다. 담 회장이 동양그룹 지원에 대해 내부 회의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오리온 측은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둘째 딸이자, 담철곤 회장의 아내인 이화경 부회장도 참석했다.

동양그룹은 그동안 동양시멘트 등 5개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 1조1000억원이 이달부터 차례로 만기가 도래, 이를 막지 못하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었다. 이에 금융감독원과 동양그룹은 친족기업인 오리온그룹이 ‘소방수’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해왔다.

이양구 회장의 맏사위인 동양그룹의 현재현 회장과 아내인 이혜경 부회장, 오리온그룹의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은 추석 연휴에 동양그룹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지원불가’로 가닥을 잡게 된 걸로 풀이된다.

오리온그룹이 이같은 결정을 한 건 자칫 섣불리 동양그룹을 도왔다 오리온그룹까지 부실이 전이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계에선 담철곤 회장 등이 개인차원으로 동양그룹을 지원한다고 해도 담보로 제공 가능한 오리온 주식수가 120만9269주(20.26%)에 불과해 경영권 공백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아울러 오리온그룹 차원에서 동양그룹을 도와준다고 해도 배임 가능성이 있는 데다 오리온 주주들의 저항에 부딪힐 공산이 컸다.

이날 교보증권은 “동양그룹은 기업어음(CP), 단기사채, 회사채 등을 모두 합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약 3조원 규모의 단기성 차입금 만기가 돌아올 것”이라며 “현재 상태에서 동양에 대한 자금 지원은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오리온그룹은 주식시장에서 일고 있는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해외 투자자들 및 주요 주주들로부터 우려 섞인 문의와 상황 설명 요청이 잇따라 회사의 방침을 알려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