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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들 ‘토크 마법’ 에 꽂히다
원조 삼성 ‘열정樂서’ 대학생 17만명 참가
현대기아 · 효성 북 · 채용콘서트 등 다양화

기업이미지 제고 · 인재발굴 등 만족도 높아
내부 구성원간 신뢰 쌓기에도 적극 활용


기업들이 토크(Talk)에 꽂혔다. 마법(Magic) 같은 토크의 위력 때문이다. 한때 기업 강연이 활발했지만 어디까지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쌍방향이다. 강연자는 청중과 대화하고, 멘토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삶과 기업의 비전을 공유한다.

공통점은 쌍방향 힐링(Healing)이다. 사회에서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힐링하길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은 기업들이 진솔한 대화를 통해 대외적으론 젊은층과 소통하고, 내부적으론 임직원 간의 신뢰를 쌓는다. 효과는 위력적이고, 입증되고 있다. 점점 ‘토크’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토크 콘서트의 원조는 삼성이지만, 요즘엔 기업 전체로 파급되고 있다. 젊은층과의 스킨십을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와 내부 창의력 발굴에 토크 만한 것이 없다는 경영적 판단이 그 배경 중 하나다.

삼성은 2011년부터 전국 15개 도시에서 총 51회에 걸쳐 토크콘서트 ‘열정樂서’를 열었다. 토크를 통해 이 시대 청춘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미래를 이끌어나갈 젊은 대학생과 기업 간의 소통의 길을 트겠다는 차원이었다. 행사에는 지금까지 17만여명의 대학생이 참가했다. 만족도도 높다. 시즌4에 참석했던 김건(22ㆍ대학생) 씨는 “우리 세대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점에 대해 시원한 대답을 해준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의 주제는 취업과 진로, 외국어 정복, 인간관계론, 열공 등이었다. 주목되는 것은 오는 9월부터 시작하는 시즌5부터는 ‘청춘이 묻고 최고가 답한다’는 새로운 슬로건 아래 연사와 청중이 직접 이야기를 주고 받는 ‘대화형 토크콘서트’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삼성 관계자는 “열정樂서는 삼성 최고경영자들이 참가해 예전에도 쌍방향을 지향했지만, 시즌5부터는 본격적인 대화 채널을 지향한다는 게 특징”이라며 “강연자와 청중이 마음껏 대화함으로써 마음을 공유하고, 가치관을 넓힐 수 있는 진정한 토크쇼의 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지난 8월 각 분야 명사들이 참여해 집필한 20대를 위한 에세이북을 출간하고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700여명의 대학생이 참석한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김진만(방송PD), 노희경(방송작가), 신경숙(소설가) 씨 등이 참가해 멘토로서 그들의 20대 시절을 고백하고 현재를 살고 있는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현대차는 토크콘서트를 정기적으로 시행키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가동했다. 

기업들이‘ 토크(Talk)’의 매력에 푹 빠졌다. 소통과 공유, 비전 창출에 토크 만한 것이 없다는 판단이 그 배경이다. 기업들은 저마다 형식은 다르지만 토크 강연, 토크 콘서트, 토크 식사 등의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사내 고유의 문화로 정착시키고 있다. 사진은 삼성, 현대차, 기아차 등의 토크 관련 프로그램. [사진제공=삼성ㆍ현대차·기아차

기아자동차는 채용설명회에 ‘토크’를 도입해 시선을 끌었다. 오는 10월 3일과 4일 이틀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케이 토크’는 신입사원부터 임원에 이르는 기아차 직원들이 직접 지원자와 소통하는 릴레이 강연과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와 면접 요령에 대해 대화를 통해 조언해 주는 시간으로 구성돼 기업과 대학생 간의 소통을 최대화할 예정이다.

기업들은 내부 구성원 간의 소통을 위해서도 토크콘서트를 적극 활용 중이다.

효성은 매달 외부 강사를 초청해 구성원 간에 소통하는 방법과 꿈을 설계하는 법 등에 대한 주제로 ‘행복 토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0일 임원 및 팀장들을 대상으로 매달 실시하던 ‘아침광장’을 확대해 전직원을 대상으로 처음 열린 ‘행복 토크’에는 안동 신세계연합병원 원장이자 방송인 박경철 씨가 와서 친구로서 직장동료의 가치를 강조하고, 현재의 삶 속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에 대해 강의해 많은 참가자의 호응을 얻었다.

대한항공 역시 기존에 부서 간에 쌓여있던 벽을 깨고 다양한 협력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 토크의 힘을 빌리고 있다. 바로 ‘동행 토크콘서트’를 통해 부서 간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더 나아가 임직원 간의 신뢰도 쌓고자 하는 것이다. 이 행사에 대해 참가자들도 업무 효율성도 높아지고 동료 간의 유대감도 훨씬 커져 일할 맛이 난다는 반응이다. 지난 6월부터 시작돼 총 11회로 기획된 이 행사는 격주로 실시되며 현재까지 5회 진행됐다.

경영자가 ‘토크’로 소통의 물꼬를 트는 기업도 많다. 방한홍 한화케미컬 대표는 ‘굿모닝 CEO’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월 2회 임원부터 평사원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아침을 먹으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다. 이 자리에서 시행 가능한 제안은 바로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김혁수 한국야쿠르트 대표도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들과 잠실 야구장에서 ‘치맥(치킨+맥주) 토크’를 하면서 사기를 진작하고 일선에서 소비자로부터 직접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기 위한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같이 기업들이 ‘토크’라는 형식을 통해 소통에 집중하는 이유는 바로 원활한 소통이 회사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생과 같은 젊은층과의 소통은 미래 주요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자, 앞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미래 인재들을 육성하는 일과 연결돼 있다는 인식이 확고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통을 위한 노력을 통해 그룹 전체의 이미지도 함께 상승하는 것”이라며 “젊은층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열린 사고를 갖고 있는 기업만이 굳건히 살아남고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다”고 했다.

‘토크’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구성원들이 조직을 잘 이해하고 이를 통해 ‘주인의식’을 갖게 됨으로써 회사의 비전과 가치관에 대해 더 공감하고 임직원 간 친밀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김자영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는 “토크를 통해 구성원은 자신의 의견도 조직 의사결정에 반영돼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서로 주고받는 많은 아이디어가 자극을 줘 새로운 생각을 창조해낼 수 있는 마중물이 되어 기업의 성공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했다.

김영상ㆍ신상윤ㆍ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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