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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상용보다 ‘담는’ 그릇이 아름다워
생활도자기 도예가 이윤신‘ 흉내낼 수 없는…’개인展
11월24일까지 서울시립남서울생활미술관


‘도자기’하면 모두들 전시용 작품만 떠올린다. 달덩이처럼 뽀얀 백자항아리, 학이 새겨진 고려청자 등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감상용 도자기만 생각한다.

반면에 이 같은 ‘경외의 대상’이 아닌 생활도자기는 대체로 낮춰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일상에서 쓰는 생활도자기야말로 우리 삶에 있어 더욱 중요한 것임을 환기시키는 전시가 개막됐다.

생활도자기를 제작하는 (주)이윤신의 이도의 대표인 도예가 이윤신(55)이 관악구 남현동 남서울생활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남서울 분관이었던 이 미술관은 올 하반기부터 공예 전문미술관으로 탈바꿈하고, 첫 전시로 이윤신을 초대했다. 전시 타이틀은 ‘이윤신-흉내낼 수 없는 일상의 아름다움’.

생활도자기 1세대 작가인 이윤신은 늘 ‘작품’이 아닌 ‘그릇’을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대부분의 도예가들이 감상용으로 모셔(?)지는 ‘작품’을 만들 때 그는 일상용기에 주목했다. 


매일 매일 음식을 담거나 꽃을 꽂는 등 ‘쓰임’이 있는 용기야말로 더욱 중요하며, 미감을 살려야한다고 본 것. 그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그릇’을 손으로 빚고 구우며 20여년 작가생활을 이어갔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그 중간결산전에 해당된다.

출품작들은 ‘쓰임이 있는 그릇’을 추구하되, 우리의 전통도자기에 현대적 디자인의 요소를 과감하게 이입한 이윤신의 생활도자기들이 나왔다. 이윤신이 제작한 그릇을 기능, 형태, 색채에 따라 분류해 작품세계 전반을 조망했으며, 실제 주방공간을 꾸며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하는 그릇들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불필요한 디테일이며 장식을 최대한 자제하고, 음식을 맛나게 하는 간결하고 소박한 그릇들이 다수 출품돼 눈길을 끈다. 이윤신은 “나의 그릇들은 주인공인 음식이 담김으로써 비로소 아름다움이 완성된다”고 밝히고 있다.

전시에는 생활도자기 제작에 몰두해 온 이윤신의 지난 작업과정을 보여주는 아카이브와 작업 드로잉, 인터뷰 영상이 곁들여졌다. 또 작가의 작업실을 미술관에 재현해 일일이 손으로 빚어 그릇을 만드는 과정을 살필 수 있다. 생활도자기뿐 아니라 목가구, 조명, 유리 등 인접 장르의 작품도 출품됐다. 11월 24일까지. (02)598-6247.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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