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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적자 허덕이는 英, 우체국 민영화 논란
로열메일 상장에 반대시위 예고
막대한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영국이 국영 우체국 ‘로열메일’을 민영화하는 실험에 돌입한다.

영국 정부는 12일(현지시간) 국영 우편기관인 로열메일을 런던주식시장에 30억파운드(약 5조1392억원)에 상장(IPO)하는 민영화 계획을 발표했다.

로열메일은 오는 11월 상장돼 전체 지분의 10%를 직원 15만명에게 배분하고, 지분 41%는 기관 및 민간 투자자에 우선 매각할 예정이다. 이날 산업부는 지분매각 규모는 매각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추가 지분 매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민영화 조치로 은행 대출로 6억파운드(약 1조270억원)를 차입한 후, 8억파운드를 추가로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열메일의 IPO는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1200억파운드(약 206조원)에 달하는 재정적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영국 정부가 추진해오고 있는 공공부문 민영화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앞서 영국 보수당 정부는 공공서비스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선 민영화를 통한 자금 수혈이 시급하다고 강조해왔다. 올 7월 말 기준 공공부문 순부채는 1조1934억파운드(약 2044조원)에 달한다. 때문에 영국 정부는 지난 2009년과 2011년에 마권발매공사인 토트(Tote)와 노던록 은행을 차례로 매각한 바 있다.

이날 마이클 펄론 상공부 장관은 “학교와 병원 등 공적자금 투입이 절실한 부문에 지원하기 위해서 민간에서 돈을 빌릴 수밖에 없다”며 민영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빈스 케이블 산업부(BIS) 장관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미래와 우편서비스의 지속적인 유지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로열메일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수상도 민영화를 반대하던 곳이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980년대 가스ㆍ항공ㆍ철도ㆍ통신 등 공기업을 잇따라 민영화한 대처 수상은 “‘여왕의 머리’를 민영화시킬 준비는 아직 안 됐다”며 우정사업 민영화를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조가 국가기간산업인 우정사업을 민간에 맡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어, 민영화를 둘러싸고 진통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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