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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투기업을 찾아서>‘43년 우정’을 바탕으로 차세대 글로벌연구 허브로…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한국에 진출하길 망설이는 기업들에도 자신있게 투자를 권하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 성공적으로 투자해 온 우리가 좋은 예 아니겠습니까.”

투자처로서 한국시장이 갖는 의미에 대한 질문에 하리 나이어 ‘킴벌리 클락’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 코리아 연구소장은 주저없이 이같이 답했다. 그의 말에서는 지난 40여년 간 한국에 투자해 성공 가도를 달려온 킴벌리 클락의 확신과 자신감이 한껏 묻어나온다.

정확히 43년간 한국과 인연을 이어온 킴벌리 클락은 2011년 미래 전략 상품을 개발하는 핵심 기구인 GIC를 한국에 설립했다. GIC 중 세 번째로 설립된 이곳은 140년에 걸친 킴벌리 클락의 역사상 미국 이외의 지역에 처음 만들어진 연구소다.

킴벌리 클락은 43년간 한국 시장에 꾸준히 투자한 대표적인 외투기업이다. 외국인 대학생으로 구성된 코트라(KOTRA)의 ‘인베스트 코리아 서포터즈’가 경기 용인 킴벌리 클락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 코리아를 둘러보고 있다. 센터 내에서 많은 연구원이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킴벌리 클락과 유한킴벌리가 현재 생산하고 있는 상품들.

신흥시장인 중국, 인도와 지리적으로 인접하면서도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갖춘 한국은 연구소 입지가 최적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나이어 소장은 “소셜네트워크 등으로 무장한 젊은 층과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고연령층이 풍부하게 존재하는 한국 소비자는 제품의 변화에 민감해 신제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적합하다”며 GIC가 한국에 자리잡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12일 방문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GIC 내에는 수많은 연구원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신제품의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케치하는 모습과 함께 곳곳에서 개발 중인 제품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 직원들도 보였다.

한국 GIC가 자랑하는 가장 특별한 점은 바로 업무공간을 구분하는 벽을 없앤 ‘오픈스페이스’를 도입한 것. 나이어 소장은 “미국 등 다른 곳에 있는 GIC와는 다르게 한국에만 이 개념을 도입했다”며 “연구원 간의 연결성을 높이고 원활하게 의사소통하는 것이 바로 혁신의 출발점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킴벌리 클락은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한국 GIC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25명의 연구원으로 처음 시작한 한국 GIC는 현재 2배가 넘는 60여명의 연구원들이 각종 연구를 진행 중이다. 


1872년에 설립된 킴벌리 클락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종이를 재료로 한 소비재를 생산하는 킴벌리 클락은 갑티슈의 대명사인 ‘크리넥스’와 아동용 기저귀 ‘하기스’, 주방용 종이 수건 ‘스카트’, 그리고 성인용 기저귀인 ‘디펜드’ 등을 생산한다. 140여년 동안 킴벌리 클락은 전세계 37개 국가에서 자회사를 세우고 150여개 이상의 국가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현재 진출한 80여개 이상의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킴벌리 클락에서 일하고 있는 종업원은 총 5만7000여명, 매출은 221억달러(약 23조2000억원)에 이른다.

킴벌리 클락은 한국에 진출한 외투기업들의 ‘맏형’격이다. 지난 1970년 킴벌리 클락이 유한양행과 각자 지분의 60%와 40%를 출자해 유한킴벌리라는 합작기업을 만들면서 지금까지 43년에 이르는 한국과의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한국의 위생용품 시장에서 유한킴벌리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실로 엄청나다. 아동용 기저귀의 경우 72.9%의 점유율을 기록해 8.9%인 2위와의 격차는 무려 64%에 이른다. 또 생리대와 종이타월 역시 각각 55.7%와 47.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순매출만 1조4128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유한킴벌리는 경기 군포 등 4곳에 공장을 운영하면서 17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현지 경제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또 유한킴벌리는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으로 그 명성이 높다. 지난 1984년부터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나무 심기 운동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이 대표적인 예다.

지금도 연간 1000만~1700만달러(약 109억~187억원) 가량을 한국에 투자하고 있는 킴벌리 클락은 앞으로도 한국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연구개발은 물론 중소기업이나 대학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냄으로써 한국 GIC를 킴벌리 클락의 차세대 글로벌 연구 허브로 육성하겠다고도 한다. 나이어 소장은 “한국 CIG에서는 노령화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는 인구학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할 예정”며 “이를 위해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투자해 나가겠다”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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