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최창원 SK건설 부회장 사퇴 의미는...오너가의 자진 사임, 재계로서도 간단치 않은 몇가지 행간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최창원 부회장이 SK건설 부회장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것에 재계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 부회장의 자진 사퇴는 재계 전체적으로도 영향이 있을 수 있는 간단치 않은 행간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오너가 최고경영자(CEO)의 자발적 퇴진이라는 점에서다. 오너도 위기를 맞으면 그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물러나는 사례가 됐다. 최 부회장은 SK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 3남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주목할 것은 자진 퇴진 사례가 최 부회장 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동생인 허명수 GS건설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6월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현재는 오너가 출신 건설사 경영인들에게서 이같은 수난이 한정돼 있다.

최 부회장의 사퇴에 대해 SK 측은 꼭 실적부진 때문의 책임성 사퇴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SK 관계자는 “건설 시황이 너무 어려워 더 늦기전에 체질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에 대주주 본인이 경영정상화에 기여하기 위해 부회장직을 내놓는 동시에 지분을 무상 증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최 부회장이 건설 경영을 하면서 아무래도 무게중심이 SK케미칼이었는데, 대내외 신용 측면에서 버거운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에 건설 경영을 SK(주) 중심으로 만들어 신용도도 높이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영업력을 배가하기 위한 용단으로 해석해달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향후 역할에 시선이 쏠린다. SK건설은 오는 10월 주주총회를 열어 김 의장을 신임 의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IMF 당시 SK그룹의 재무 구조조정을 성공리에 마무리 하고, 2004년부터 SK케미칼 경영을 맡아 턴어라운드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재무구조 개선과 실적 개선에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의장으로선 SK그룹 전반을 챙기는 동시에 건설도 살려야 하는 특명을 부여받은 셈이다. 그의 어깨는 암튼 한층 무거워졌다.

이에 최태원 회장의 구속수감 와중에 전문경영인 체제의 정점에 돌입한 SK그룹의 향배에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오너경영과 전문경영인 경영 사이에서 여러가지 포인트가 담겨 있는 곳이 현재의 SK”라고 했다.

업계에선 최 부회장의 사임으로 SK(주)가 대주주로서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해야 하는 책임이 더 커졌으며, 위기의 건설을 살릴 위력까지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ys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