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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아 노하우’로 봉사활동 나서는 한화 워킹맘들…그 현장 함께해보니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이모, 내가 머리 말릴 거에요”, “나는 ‘예쁜 아기곰’ 노래 불러주세요”, “여기 좀 보세요. 어제 다쳐서 발목이 까졌어요.” 여섯살 동갑내기 여자아이 세명이 동시에 박지연(35ㆍ한화생명 커뮤니케이션팀 매니저) 씨의 팔과 다리를 붙잡고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귀를 울리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당황할법도 한데 박 씨는 능숙히 아이들과 일일히 눈을 맞췄다. 입으로는 ‘예쁜 아기곰’ 노래를 부르면서 막 목욕을 마치고 나온 아이의 머리를 드라이기로 말렸다. “내가 하겠다”며 떼를 쓰는 아이의 허리를 두 다리로 감싸 품 안으로 끌어 당기는 ‘신공’도 발휘됐다. 발목이 까진 아이에겐 “많이 아팠겠네. 이모가 밴드 붙여줄게요. 조금만 기다려줄래?”라며 아이의 마음을 달랬다.

8살과 4살 짜리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 박 씨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겪는 일이에요. 우리 딸들이랑 또래여서인지 처음 보는 아이들이지만 다가가기가 어렵진 않네요”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워킹맘 직원 100여명으로 구성된 맘스케어봉사단 중 한화생명과 ㈜한화 소속 직원 8명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후암동 아동복지시설 혜심원을 방문해 추석을 앞두고 함께 차례 예절을 배우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박 씨는 한화그룹 워킹맘 직원 100여명으로 구성된 ‘맘스케어 봉사단’의 일원이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맘스케어 봉사단 중 박 씨를 비롯한 한화생명과 ㈜한화 직원 8명이 지난 11일 오후 2시 서울 후암동 아동복지시설 ‘혜심원’을 찾았다. 지난 달 27일 한화케미칼 소속 직원 10여명이 봉사활동을 다녀간지 2주 만에 방문이었다.

맘스케어봉사단은 자녀를 두고 있는 워킹맘으로만 구성된 봉사단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한화그룹은 자녀를 두고 있는 여직원들만이 갖고 있는 육아 능력을 인정하고, 여성인력 육성 및 여성 친화적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그룹 내 워킹맘들만을 대상으로 봉사단을 꾸렸다.

봉사단은 이날 약 4시간 동안 아이들과 함께하며 잠시나마 엄마의 빈자리를 채웠다. 아이들과 명절 차례 예절을 배우면서 한복도 직접 입혀주고 옷고름도 매줬다. 함께 송편을 먹는 시간에는 아이들의 소화 능력을 고려해 송편을 작은 크기로 잘라서 입에 넣어주는 세심함이 돋보였다. 만1~2세 영아들은 마치 엄마 품에 안긴 것처럼 편한 모습으로 봉사단원들의 품에서 잠들기도 했다.

다섯살 아들과 두살인 딸을 두고 있는 김선영(34ㆍ한화생명 재정팀 매니저)씨는 “한 쪽 방향으로만 잠을 자서 머리가 한 쪽으로 쏠린 아기도 있고, 손톱이 자라면서 스스로 얼굴을 할퀸 탓에 작은 상처들이 난 아기들도 있다. 오늘 잠깐 봤지만 아이를 키워 본 엄마들 눈에는 그런 부분들이 다 보인다”며 “매일 우리 아이들만 보다가 이렇게 봉사를 통해 다른 아이들을 만나보니 또 느낌이 다르다”고 말했다. 
 

맘스케어봉사단은 연말까지 2주에 1회씩 혜심원을 방문해 아이들을 돌볼 예정이다. 일반적인 봉사활동을 비롯해 촉감발달, 사회성 발달, 색감 익히기 등 전문 아동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한화그룹은 이외에도 직원들이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일ㆍ가정 양립지원 제도’를 시행하며 여성이 행복한 직장 만들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탄력근무제 토입을 통해 임신한 직원은 30일동안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하고 출산후 1년까지는 정시퇴근이 의무화된다. 출산후 1년 간은 하루 2시간씩 모유 착유시간을 보장하고 사업장 내 모유 착유 전용공간도 마련한다.

여성 친화적 기업문화 덕에 그룹 내 여성 직원의 비율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지난 2008년 6215명으로 전체 직원의 28%를 차지했던 여직원 비율은 2010년 29%, 2011년 31%, 2012년 34%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여성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토록 하는 것이 창조경제의 한 축”이라며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고 여성리더를 배출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지난 5월부터 핵심 여성인력으로 구성된 TF를 운영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sjp10@heraldcorp.com [사진제공=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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