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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리지 않는 원톱…홍명보 웃음은 언제…
강호 크로아티아에 1-2패
최전방 조동건 ‘슈팅 0’
6차례 평가전서 원톱 못찾아
홍 감독 “대안 없어 큰고민”
“박주영? 만나봐야…” 여운

구자철 제로톱은 일단 성공적


‘홍명보호’가 탄생 후 여섯걸음을 걸었다. 1승3무2패. 단 한 번만 넘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말마따나 ‘아직까지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향해 잘 나아가고 있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FIFA랭킹 8위의 강호 크로아티아와 맞대결과 아쉬운 패배는 홍명보호에 좋은 예방주사가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서 후반 19분 도마고이 비다(다이나모 키예프)와 25분 니콜라 칼리니치(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에게 잇따라 실점한 뒤 후반 추가 시간에 이근호(상주)가 헤딩으로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쳐 1-2로 패했다. 홍명보호엔 고민과 수확을 동시에 안긴 경기였다.

▶어디 쓸만한 원톱 없소?=홍명보 감독의 원톱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홍명보호는 출범 후 동아시안컵에서 김동섭(성남)과 서동현(제주), 아이티와 평가전서 지동원(선덜랜드)을 차례로 원톱 시험대에 올렸지만 모두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이날은 조동건(수원)이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전방에서 철저하게 고립된 채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슈팅수 제로(0). 기대했던 ‘조동건 카드’ 마저 실패했다. 크로아티아의 수준급 압박수비가 원톱 부재 상황을 더욱 부각시켰다.

6경기를 치르는 동안 공격의 정점이 돼야 할 확실한 원톱 자원을 만들지 못한 건 가장 큰 고민이자 아킬레스건이다. 홍명보 감독도 이에 대한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몇몇 거론되는 선수가 있는데 대안을 찾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이 문제가 언제 풀릴지는 모르겠다”고 답답한 속내를 밝혔다.

또다시 박주영(아스널)이 거론됐다. 개인기와 스피드, 결정력의 3박자를 갖춘 원톱으로 박주영만한 자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은 후 “잉글랜드에 가서 만날 수는 있겠지만, 앞으로 얼마나 긍정적인 부분이 있느냐에 대해 얘기를 나눠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로톱 실험-압박수비 경험은 ‘수확’=조동건 대신 구자철을 원톱으로 올려 이른바 ‘가짜 원톱’으로 제로톱 실험을 한 게 기대이상의 효과를 봤다. 구자철은 좌우 날개인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 섀도 스트라이커 김보경(카디프시티)과 자리를 바꿔가며 공간을 만들어내 꽉 막혔던 전방 공격의 숨통을 틔웠다. 이에 힘입어 후반 초반 한국은 골로 연결될 수 있는 좋은 장면들을 2~3차례 만들어냈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구자철이 타깃형 원톱이 아니다 보니 미드필드나 측면으로 수시로 빠지면서 중앙에 공간을 만들고, 손흥민과 이청용이 비어있는 중앙으로 들어와 때리는 공격 그림이 만들어졌다”며 “4-2-3-1의 포메이션에서 ‘3-1’에 해당하는 네 선수가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공격패턴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 스쿼드 형태에선 가장 좋은 방향인 것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월드컵 본선상대와 가장 근접한 압박수비를 경험해봤다는 것도 수확이다. 이전 평가전 상대는 공격이나 패스 템포를 늦춰도 수비 압박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조금만 공격을 느슨하게 해도 빠르고 강하게 압박해 들어오고 순식간에 고립시켜 공격수들을 당황하게 했다. 차원이 다른 압박수비, 빠른 패스 속도, 벼락같은 역습 등 월드컵 본선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수준급 플레이를 미리 맞닥뜨리면서 입에 쓴 좋은 보약을 먹었다. 김대길 위원은 “이제 시험은 끝났다. 다음 브라질전부터는 본격적인 본선 대비에 들어가야 한다”며 “홍명보 감독이 자신의 생각대로 다양한 선수 기용과 실험으로 자기 색깔을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10월 12일 브라질(서울), 15일 말리(천안·이상 오후 8시)와 잇달아 평가전을 펼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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