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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체제 · 反민생 vs 反민주 · 反민족…‘反’ 하면 ‘反’ 하는 여야
새누리, 종북 색깔론에 ‘민생 외면’ 압박
민주, 유신·친일·이념논리 끌어들여 역공
사상공방 낡은 정치로 회귀 우려 목소리




정치권이 반(半)세기 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2013년 현재를 논의해야 할 여야 정치권이 40년 전 유신시대와 중앙정보부를 거론하고, 6ㆍ25 이후 싹을 틔운 종북세력 척결에 나섰다. 극한 대치가 장기화하면서 선정적인 색깔론과 ‘민주 대 반민주’ 프레임을 꺼내들고 난타전에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석기 사태를 고리로 반(反)체제, 반(反)민생 프레임을 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엔 이석기 제명동의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으면 다 같은 종북세력이라고 밀어붙였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0일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말뿐 아닌 행동으로 보이는 것은 결국 이석기 제명안에 적극 임하는 것”이라며 “그럴 때 속마음 알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보수정당이 진보정당과 대립구도 속에, 늘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들었던 색깔론을 어김없이 꺼내든 셈이다.

반민생 프레임도 집권여당의 주 무기다. 민주당의 장외투쟁과 여야 대치상황으로 정기국회 가동이 어려워지자, 민생을 포기하려 하는 것 아니냐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새누리당은 단독국회를 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가능한 상임위부터 가동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새누리당의 행태에 민주주의가 성숙했고 시대가 변했음에도, 급할 때 단기효과를 낼 수 있는 정치프레임부터 앞세운 것은 ‘퇴행적 정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어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그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형태로, 자기들의 논리를 강화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여야 모두를 비판했다.

민주당은 반(反)민주, 반(反)민족 프레임을 꺼내들었다. ‘새누리당의 뿌리는 독재정권’, ‘새누리당의 매카시즘 종북몰이’, ‘총통을 꿈꿨던 독재자의 비극적 생 마감’ 등 이념대결과 진영논리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반민주 프레임은 80년대 민주화 이후 야권에서 위기 때마다 활용한 만능카드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단독국회를 논하는 새누리당에 대해 “한 마디로 정치실종을 넘어서 정치멸종”이라며 “공안 최면상태 빠졌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 것이고 공안최면 상태에 빠져서 오만과 교만만 드러내고 있는 전형적인 협박정치이자 구태”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전날 김한길 대표는 나치 만행, 유신시대 중앙정보부의 부활 등을 언급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민주당의 민주 대 반민주 프레임에 호응하는 국민이 몇 %나 되겠느냐”며 “이 구도가 지난해 11월부터 나온건데, 여전히 밀어붙이는 건 민주당의 전략적 실수다. 이미 민주 반민주 구도에 많은 국민이 질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야가 위기 때마다 과거의 프레임을 꺼내드는 것은 80년대의 낡은 이념 논리가 여전히 정치적 이익을 달성하는데 유효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여야 모두 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 이석기 사태를 정쟁화ㆍ정략화하려는 꼼수”라며 “문제의 본질은 이번 사태를 정치권이 어떻게 정치사회적으로 대처할지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선ㆍ이정아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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