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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슨 200억弗 대박 · 버냉키 해결사…리먼회장 ‘최악CEO’ 오명
리먼사태 5년…금융위기로 뜨고 진 별들
2008년 9월 15일 미국 4대 투자은행중 하나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촉발된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5년을 맞았다.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발생한 미국의 금융위기는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메릴린치의 매각, 미국 최대 보험회사 AIG에 대한 구제금융 등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금융 시스템을 뿌리째 흔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위기 5년을 진단하면서 위기의 한복판에서 집중조명을 받았던 인물들을 소개했다.

▶뜬 인물=미국 금융위기로 뜬 인물에는 ‘위기의 해결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대공황 전문가인 벤 버냉키 의장(현재 59) 은 월가 붕괴를 막기 위해 대규모 달러 살포를 단행했다. 이른바 전무후무한 ‘양적완화’다. 당시 버냉키는 JP모간체이스가 파산 직전의 베어스턴스를 인수할 수 있도록 290억달러를 대출해줬고, AIG그룹에 초기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단행했다.

헨리 폴슨(67) 당시 재무장관은 월가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회장 출신으로 실무에 능통한 특급 구원투수로 통했다. 실제로 그는 미 의회의 7000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승인과 초대형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정부 관리 체제 편입을 주도했다. 하지만 폴슨은 자신의 저서 ‘벼랑 끝에서’에서 당시 “모든 것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회고했다.

티모시 가이트너(52) 당시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역내 월가 위기를 목도하면서 키잡이 역할을 했다. 그는 베어스턴스와 AIG 등 파산 위기의 기업을 구제하기 위해 가능한 빨리 위기에 개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후 가이트너는 2009년 1월 퇴임한 폴슨의 뒤를 이어 미국 재무장관에 지명돼 2013년 2월까지 재임하며 위기를 수습했다.

‘헤지펀드 거물’ 존 폴슨(57) 폴슨앤코 회장은 금융위기와 함께 혜성처럼 등장했다. 폴슨은 2008년 금융위기의 단초가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거품 붕괴를 예견, 모기지담보채권(MBS) 가격 하락에 베팅해 200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수익을 거뒀다.

제임스 다이먼(57) JP모간체이스 회장은 금융위기 동안 은행산업의 가장 강력한 실세중 하나로 떠올랐다. 정부로부터 베어스턴스와 워싱턴뮤추얼을 사들이면서 탁월한 경영수완을 발휘해 JP모간의 사령탑을 유지했다. 


▶진 인물=반면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은 인물들도 있다. 특히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등 대형 투자은행의 회장들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줄줄이 물러나는 수모를 당했다.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리먼브러더스의 리차드 풀드(67) 당시 회장은 위기를 감지하지 못하고 서브프라임모기지 투자를 감행한 끝에 리먼을 파국으로 몰고 갔다. 리먼 사태의 책임을 묻기 위한 의회 청문회에선 시장 경기와 정부의 탓이라고 둘러대 ‘역대 최악의 미국 최고경영자(CEO)’로 불리는 등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직전까지 14년간 이 회사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역임한 풀드에 대해 최소한의 민사상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지난해 조사를 종결했다.

베어스턴스의 제임스 케인(79) 당시 회장도 금융위기 이후 책임론에 시달리다 월가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 2007년 베어스턴스가 운용하던 헤지펀드 두 곳이 MBS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뒤, 이듬해 JP모간에 매각되며 전 세계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인수설로 인한 주가 상승을 틈타 보유지분을 처분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의 안젤로 모질로(74) 당시 CEO는 투자자들에게 부실채권과 MBS를 우량상품인 것처럼 속여 팔았으며, 저신용대출을 늘려 회사를 위험에 빠뜨렸다. 지난 2010년 사기와 내부거래 혐의로 6750만 달러의 벌금을 문 뒤 금융계에서 은퇴했다.

사모펀드인 브라이섬 글로벌 파트너스의 로버트 윌럼스태드(68) 고문은 과거 AIG 회장 재임 시절, 과도한 파생상품 발행으로 회사가 부실화되는 것을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로버트 스틸(62) 와코비아 당시 회장은 한때 골드만삭스와 재무부에 몸을 담았던 금융계 엘리트 출신이지만, 금융위기 당시 막대한 부실대출 상환 압박과 투자자들의 뱅크런에 무너졌다.

WSJ은 그 외에도 로버트 다이아몬드 바클레이스 CEO와, 하빙거 캐피탈 파트너스의 필립 팔콘 회장 등을 금융위기를 통해 몰락한 인물로 꼽았다.

천예선ㆍ강승연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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