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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 풍부한’ 국내 車 부품사, 해외 M&A 급증...“5개사 인수 추진중”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최근 급성장 중인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해외 현지기업 인수ㆍ합병(M&A)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잇따라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장기 침체로 비교적 값싼 해외 기업 매물들이 적지 않은 데다, 기존 업체가 확보하고 있던 현지 생산 시설과 글로벌 주요 완성차와의 거래선까지 함께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9일 코트라 글로벌M&A지원센터에 따르면 최근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 5개사 해외 부품업체 인수를 추진 중이다. 5개사는 플라스틱 몰딩, 소음 방지, 엔진 센서, 자동차 바퀴, 미러(거울) 관련 국내 업체로 특히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부품 업체들을 중심으로 인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M&A지원센터 관계자는 “주로 미국 업체 보다는 유럽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라며 “현지 기업 20여개를 리스트업 한 뒤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 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얼마 전에는 실제 인수 성공 사례도 나왔다. 20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갑을상사 그룹의 자동차 부품 자회사 동국실업이 최근 독일의 부품업체 ICT사를 2000만 유로에 인수한 것. ICT사는 매출액 약 2억유로(약 3000억원), 임직원 1300명의 중견기업으로 센터콘솔 등 차량 내장부품을 생산, 제품의 80%를 폭스바겐에 납품하고 있다. ICT사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고, 현재 법정관리 상태이긴 하지만, 사실상 피인수기업 연간 매출의 10분의 1 가격으로 인수에 성공했다.

뿐 만 아니라 이번 ICT 인수를 통해 동국실업은 폴크스바겐과도 손을 잡을 수 있게 됐다. 갑을상사 그룹은 기존에 BMW와는 거래를 진행한 적이 있으나, 폴크스바겐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ICT의 독일 공장 2개, 스페인과 체코 각각 1개씩 총 3개의 현지 공장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M&A에 적극적인 까닭은 먼저 풍부한 현금 보유액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현대ㆍ기아차 주도로 국내 자동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부품업체들도 최근 자금 사정이 크게 개선됐다. 오랜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금액 기준)은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증가해 왔으며, 올해도 지난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6.94%(한국무역협회 집계) 늘어났다.

물론 이 같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주요 부품업체 보다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해외 부품 업체 인수를 통해 현지 시장에 진출하고, 글로벌 매출처 다각화를 꾀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로벌M&A지원센터 관계자는 “최근 잘 나가나는 독일 완성차 업체들은 대부분 장기 계약으로 납품받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품질과 기술력만으로 거래선을 뚫기란 쉽지 않다. M&A가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연내에 국내 업체 2개사 정도가 추가적인 M&A를 확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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