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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는 촛불, 與는 이석기…정치권 마음은 이미 10월 재보선에
의원들, 국정원 개혁 등 현안에만 관심
“여야 첨예대립…정기국회 일정 못잡아

국감 조율만 1주일…빨라야 10월에나
“수박겉핥기·흠집내기 뻔해” 지적도




국정감사 부실이 뻔히 예고된 상태인데도, 여야 정치권은 사태의 심각성을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첨예하게 대립 중인 여야가 아직 정기국회 일정조차 잡지 못한 데다, 개별 의원들의 관심도 국정원 개혁 등 정치 현안에 더 쏠려있기 때문이다.

4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이후 국회는 또다시 공전에 들어갔다. 5일 아침 새누리당과 민주당 원내 대표단들 모두 언제 국정감사가 시작될지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여야 협상 일정조차 오리무중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우리는 추석 직후라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이 그렇지 못하다”고 했고, 민주당은 “현안들이 산적한 만큼 추석 이후에 일정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서로에 책임을 돌렸다.

10월 국회 국정감사는 볼 것도 없이 부실 국감이 예상된다. 여야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국정조사, 이석기 내란음모 사태까지 이념 다툼으로 등을 돌린 채 정기국회 일정조차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이러다 보니 정치권 주변에서는 올 국정감사는 일러야 10월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귀향 인사를 핑계로 여야 모두 이달 중순까지 자리를 비우기 시작했고, 이후에 협상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대상기관 및 증인과 참고인 선정, 그리고 일정 조율 등에 1주일 이상 필요한 까닭이다.

문제는 국감일정이 늦어질수록 부실감사의 심각성은 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차세대 전투기 도입과 북핵 등 굵직한 현안을 다루는 국방위원회 야당 측 한 관계자는 “늦어지는 일정에 심리적 압박도 크다”며 “국정원 촛불집회에 이석기 의원 문제까지 겹쳐 의원들도, 보좌진들도 다들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실 관계자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국감 방향조차 잡지 못했다”며 “통상 추석 직후 시작하는데, 그 일정조차 알 수 없으니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이 같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아직도 국감까진 날짜가 많이 남았지 않냐”고 반문하면서 “아직 열흘 이상 남았으니,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충실한 국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한 초선 의원도 “당면과제인 국정원 개혁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국감 준비를 이야기하는 게 맞다”며 아직 생각조차 안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보좌진에 책임을 돌릴 생각부터 하는 의원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당의 한 의원은 “국감자료 확보에 있어 보좌진 개인의 능력이 중요한데, 막 재촉하면 뭔가 나오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절대 안주는 식이다”며 “보좌진은 국감시즌에 능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제대로 못하면 잘리기도 하는데, 이번 국감 끝나고 얼마나 많은 이들이 교체되는지 한 번 지켜보라”고도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3주간 400여개 이상 단체를 감사한다는 게 애초부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지금 상황으로 보면 ‘수박 겉핥기’ 식의 대안 없는 감사, 몇가지 흠집내기 정도에 그칠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최정호ㆍ백웅기ㆍ이정아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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