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이달 말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미스월드 2013’ 대회 개최여부를 놓고 이슬람과 힌두교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3일 인도네시아 언론은 마데 망쿠 파스티카 발리 주지사가 이슬람단체와 일부 정부 고위관리가 반대하는 미스월드 대회가 발리와 인도네시아 전체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개최 지지 의사를 거듭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 대회가 뭐가 잘못됐다는 말인가. 왜 반대하고 항의하느냐”고 반문하며 미스월드 대회는 발리 풍습에 맞춰 진행될 것이며 여성의 몸을 외설적으로 보여주는 행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이달 말 발리와 자카르타 인근 보고르의 센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세계 각국 미녀 1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허나 이슬람계의 거센 반발로 수개월째 찬반 논란이 계속돼왔다.

미스월드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이슬람 과격단체 등이 반대시위로 대회 개최를 막겠다고 위협하자 비키니 행진 대신 참가자들에게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인 ‘사롱’을 입게 하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이슬람 최고 의결기구인 ‘울라마협의회’(MUI)가 대회 개최에 반대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수리야다르마 알리 종교부 장관과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대회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논란에 거세지고 있다.

이슬람방어전선(FPI) 등 과격단체들은 여성의 몸을 드러내는 것은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며 시위 등을 통해 대회 개최를 막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발리 주정부는 대회를 통해 관광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찬반 이면에는 종교적 대립이 있다.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 중 90% 가까이가 이슬람 신자다. 반면 발리 전체 420여만 주민의 85% 정도는 힌두교 신자다.

이슬람 교인들이 문제시하는 바가 발리 내에서는 문제되지 않는 것이다.

발리 주지사는 “참가자들은 발리의 전통과 문화에 따라 행동하고 우리의 윤리를 따를 것”이라며 “이 대회는 발리와 인도네시아에 경제적 이익을 주고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