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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대폰 제왕 노키아는 왜, 어떻게 몰락했나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왕년의 휴대전화 제왕 노키아가 디바이스ㆍ서비스 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한 것은 스마트폰 사업이 극도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미 자국 시장 핀란드에서조차 삼성전자에 휴대전화 점유율 1위를 내주는 등 하락세를 거듭한 가운데, 저가폰 중심으로 제품을 내놓다 결국 수익성까지 악화된 것이 노키아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노키아는 7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이는 7600만대를 판매한 삼성전자의 10%도 안 되는 수준이다.

노키의 점유율은 3.2%로 전년 동기(6.7%) 대비 반토막 났다. 3년 전 38.1%였던 점유율과 비교하면 역시 10%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지난 5월 스테판 엘롭 노키아 CEO(최고경영자)가 인도에서 90달러짜리 스마트폰 노키아 아샤501을 선보였다.

갈수록 스마트폰 사업이 저조해지면서 노키아는 급기야 본국인 핀란드 휴대전화 시장 1위 자리까지 삼성전자에 내줬다. 시장조사기관 IDC 집계 결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핀란드에서 21만1000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해 19만6000대에 그친 노키아를 앞질렀다. 삼성전자가 노키아 본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휴대전화 사업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시장 점유율에서도 삼성전자는 36%를 기록해 33.5%의 노키아를 2.5%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1년 전만 해도 노키아의 핀란드 시장점유율은 48%, 삼성전자는 28%로 20%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1년 만에 상황이 역전됐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판매량에서 삼성전자는 38% 성장했고, 노키아는 반대로 25% 감소했다.

특히 수익성 면에서도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압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키아의 핀란드 판매 실적의 80%는 피처폰인 반면, 삼성전자는 전체의 80%를 스마트폰으로 판매했다. 피처폰보다 가격이 높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월등이 높아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도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노키아는 저가폰 중심으로 재기를 노렸지만 이 역시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 1분기(회계연도 기준) 노키아 스마트폰은 전 분기 대비 20%이상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판매 가격 하락으로 순매출은 6% 떨어졌다.

이는 피처폰 순매출이 12% 줄어든 탓도 있지만 판매량이 늘어났음에도 스마트폰 순매출 증가율이 제로(0%)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ASP(평균 판매 가격)의 하락이다. 노키아 스마트폰 ASP는 3개월 만에 191유로에서 157유로로 18% 내려갔다. 그 만큼 노키아가 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가져갔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 인도 등 저가 제품으로 승부하는 지역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노키아는 좀처럼 스마트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3300만 유로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 분기 4200만 유로보다 손실 폭은 줄였지만 디바이스ㆍ서비스 부문은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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