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주목받는 것은 북극항로다. 북극 빙하는 최근 30년 새 750만㎢에서 400만㎢ 이하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작년 9월 최초로 북극항로 전 구간이 해빙됐다. 아직 해빙일수가 경제성을 가질 정도의 수준은 되지 않지만 북극항로는 극동아시아와 유럽, 대서양 연안을 잇는 최단거리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현재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가려면 동남아를 거쳐 인도양, 수에즈운하를 따라 지구 반 바퀴를 돌아야 한다. 반면 시베리아 북부 해안을 따라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북극항로가 생기면 이동거리는 28% 이상 단축된다. 북극항로 이용이 본격화될 2020~2030년대부터는 부산이 싱가포르를 대체해 컨테이너 해상운송의 요충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항로 개척은 그 지역의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이는 그만큼 인류의 발길이 쉽게 다가설 수 있다는 뜻이고, 그것은 곧 자연개발로 귀결된다. 북극지역에는 약 4120억배럴의 석유 및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미개발 석유ㆍ가스 매장량의 22%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 외에도 메탄가스, 가스하이드레이트 등 새로운 자원과 니켈 같은 광물자원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의 발길도 바쁘다. 특히 해양시추설비, LNG선박 등 북극 자원 개발과 그 운송에 필요한 플랜트 및 선박 발주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조선업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삼성중공업이 스타토일(Statoil)사로부터 수주한 대형 잭업리그(Jack-up Rig)가 대표적이다. 잭업리그는 자원탐사용 해양시추설비로, 선체에 장착된 승강식 철제 기둥을 해저면에 고정시켜 작업한다. 삼성중공업은 북해 지역의 영하 20도 추위와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잭업리그를 설계했다.
FLNG(Floating-LNG) 시장도 눈여겨봐야 한다. 보통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캐내면 육지로 옮긴 뒤 액화시켜 LNG를 생산한다. 그러나 FLNG는 해상에서 LNG를 생산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 셰일가스 같은 생산단가가 낮은 자원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이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발주한 FLNG 선박의 경우 선가가 20억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