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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2차 대전 참상을 고발한 종군기자의 ‘망가진 세계'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2차 세계대전 때 징집된 이탈리아 종군기자 말라파르테가 전쟁 중 직접 보고 겪은 일을 기록한 르포르타주 성격의 소설 ‘망가진 세계’의 원고가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까지는 첩보작전 못지않은 많은 이의 도움이 필요했다. 돼지우리 벽 구멍 속에 숨기고 외투 안감 속에 꿰매 넣고 게슈타포의 눈을 피해 원고를 지켰다. 이탈리아로 돌아올 때는 세 개 분량으로 나눠 수송했고 마지막 몇장은 구두 밑창 속에 넣어 숨겼다. 전쟁이 끝나기도 전, 1944년 출간돼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면서 예술성을 지닌 문학작품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망가진 세계‘(문학동네)는 1960년대까지 서구와 미국에서 수백만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소설은 ‘말’ ‘쥐’ ‘개’ ‘순록’ ‘파리’ 등 6부로 구성, 작가가 동부전선을 취재하고 체험한 일을 실존인물과 허구를 절묘하게 교직해 형상화했다. 독소전쟁, 핀란드의 대소련 겨울전쟁, 폴란드 게토의 참상과 루마니아 야시의 유대인 학살, 나치 지도부의 허위와 기만, 동맹국 간 정치적 암투 등을 통해 작가는 “전쟁은 단지 어떤 구실로 작용할 뿐”이라고 말한다. 자유를 갈구한 한 지식인의 날카로운 눈과 열정의 유쾌하고 섬뜩한 글이 낯선 충격을 준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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