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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션지 편집장이 본 K-스타일> 세련된 자신감의 원천은 ‘나만의 센스’
② 한국여자 패션
“한국(서울) 여자들의 스타일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뭐라고 해야 할까요?”

요즘 정말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패션지 편집장인 나로서도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렵다. 하지만 굳이 한국여자와 다른 아시아 여성을 비교하자면, ‘세련된 자신감’이 차이점이라고 꼽고 싶다. 국내에서 열리는 패션쇼 등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던 해외 언론, 패션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한국 여자 스타일에 반한다. 그들은 주로 ‘세련된(Sophisti-cated)’이란 단어로 한국 여자들을 표현한다.

중국의 패션시장은 전 세계가 주목할 만큼 급성장하고 있지만, 일반 여성들의 스타일은 아직 촌스럽고 덜 다듬어졌다. 한국보다 훨씬 많은 고급 브랜드를 소비하면서도 여전히 ‘가와이(귀여운)’ 취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 여자들에 비해 확실히 한국 여자들은 스타일리시하다.

한국 패션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해 본 외국 지사장들은 한국, 특히 ‘서울 여자’들을 칭찬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서울 여자는 ‘파리지엔’ 특유의 자유분방하고 섹시한 분위기에, ‘뉴요커’들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더한 느낌이라고 설명한다.

나 역시 동감한다. 한국 여자들은 패션을 편식하지 않는다. 이것저것 골고루 섭취한 풍요로움이 있다. 게다가 스스로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잘 파악해, 트렌드와 섞는 응용력까지 갖췄다. 고급 ‘하이엔드 패션’과 싸고 실용적인 ‘패스트 패션’을 적절히 믹스한다. 개성있고 세련된 룩을 만들어내는 ‘센스’다. 그래서인지 글로벌 행사에서 만난 해외 언론들은 삼성과 LG, 김연아와 싸이, 그 다음으로 한국 여자들을 궁금해한다. 그녀들의 패션과 뷰티 시크릿에 깊은 관심을 갖는다.

직업상 종종 굵직한 해외 브랜드에서 일하는 한국 디자이너나 바이어를 만날 기회가 있다. 이들이 늘 자랑스러워하는 것 또한 한국인으로서의 ‘프리미엄’.

굴지의 패션 브랜드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만큼이나 세련된 취향과 안목으로 남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칼 라거펠트(샤넬)나 알버 앨버즈(랑방), 피비 파일로(셀린느)와 같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아틀리에에서 한국인 직원들이 막강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다. 마돈나, 레이디 가가 등 세계적인 팝 뮤즈들이 한국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건 이제 특별한 일도 아니다. 세계 유명 백화점과 멀티숍의 머천다이저(MD)들은 한국 바이어의 피드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 브랜드나 디자이너들과의 컬래버레이션(협업)도 자주 기획한다.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는 브랜드들은 첫 번째 테스트 무대를 스타일리시한 여성들이 가득한 서울을 선택한다. 해외 패션 시장에서 한국 여자의 정체를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자기 일에는 엄격하면서도 패션, 뷰티 등 삶을 즐길 줄 아는 것. 따라하기보다 각자에게 어울리는 스타일과 취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도전정신. 전 세계가 궁금해하는 한국 여자의 ‘세련된 자신감’을 만들어가는 핵심이다. 


전미경 바자(BAZAAR)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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