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리디아 고, 롤모델 미셸 위과 같은 길? 다른 길?
“축하해! 정말 놀라워!(Congrats!!!!!!!!! AMAZING!!!)” 아낌없이 느낌표를 찍어대며 리디아 고(16·뉴질랜드)의 우승을 기뻐한 사람은 다름아닌 미셸 위(24·미국)였다. 아마추어 랭킹 1위 리디아 고가 26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오픈서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직후였다. 알려져 있다시피 미셸 위는 리디아 고의 롤모델이자 우상이다. 리디아 고는 ‘딱 하루, 다른 사람과 자리를 맞바꿀 수 있다면 누구랑 바꾸고 싶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미셸 위를 꼽았다. “미셸 위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너무너무 좋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리디아 고가 16세의 나이에 벌써 LPGA 통산 2승을 올리면서 한때 ‘천재소녀’로 세계 골프계를 뒤흔들었던 미셸 위와 비교하는 시선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 교포 출신으로 프로 무대에서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고, 세계 최정상 투어 프로들과 겨뤄 실력을 인정받은 모습은 평행이론처럼 빼닮았다. 캐나다 언론 CBC스포츠는 “리디아 고의 활약은 13년 전 미셸 위의 등장 때와 비슷한 충격을 던졌다”고 했다.

4세 때 하와이에서 골프를 시작한 미셸 위는 2000년 당시 역대 최연소(11세)로 US 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에 출전했고 2002년에는 역시 최연소로 LPGA 투어 대회에 나섰다. 2004년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 4위, 2005년 LPGA 챔피언십 2위, 브리티시오픈 3위 등 메이저대회서 우승 문턱에 근접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5세 때 서울 대방동의 한 실내연습장에서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리디아 고는 이듬에 뉴질랜드로 이민, 11세 때 뉴질랜드 아마추어 메이저대회에서 최연소 우승하며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지난해 1월 호주여자프로골프(ALPG) 뉴사우스웨일스 오픈에서 우승해 남녀 프로골프를 통틀어 최연소 우승 기록(14세9개월5일)을 세웠고 지난해 캐나다오픈에선 LPGA 역대 최연소 투어 우승 기록(15세4개월2일)도 새롭게 작성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28일(한국시간) ‘필드의 천재들’ 리스트에 타이거 우즈, 잭 니클라우스, 보비 존스(이상 미국) 등 레전드들의 이름 옆에 리디아 고와 미셸 위도 함께 올렸다. 이 매체는 “17세의 나이에 메이저 3개 대회서 ‘톱3’에 오른 미셸 위는 아직도 보여줄 게 많다”고 했고 “리디아 고는 스포츠 역사를 통틀어 가장 어리면서도 뛰어난 선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CBC스포츠는 “16세 생일을 앞두고 일찌감치 프로 전향한 미셸 위는 아직 LPGA 통산 2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2010년 캐나다오픈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반면 리디아 고는 프로 턴을 하기도 전에 벌써 2승을 올렸다. 그의 놀라운 상승세는 현재진행형이다”고 비교했다.

미셸 위가 300야드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장타가 특기라면 리디아 고는 정확한 아이언샷이 주무기다. 미셸 위가 중요한 고비서 다소 쉽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는 반면 리디아 고는 기복없는 감정과 평정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차이가 있다.

관심은 리디아 고의 프로 전향 시점이다. 어머니 현봉숙 씨는 LPGA 사무국에 리디아 고의 프로 승인을 앞당겨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LPGA 측은 원칙적으로 투어 프로 자격을 만 18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만약 다음달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 후 프로 전향을 선언하면 리디아 고는 미셸 위보다 약 5개월 늦은 나이에 프로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아마추어 시절 비슷한 길을 걸어온 두 ‘천재소녀’가 프로에서는 다른 색깔의 행보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