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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장 잃은 감사원 장기표류 불보듯…3개월 憲裁파행 재연 우려
원장 물망 인사들 정치성 논란
朴대통령 순방·민주 장외투쟁중

성용락 대행 12월에 임기끝
임명 지연땐 위원 4명만 남아



양건 전 감사원장의 전격 사퇴로 감사원의 감사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후임 인선에 즉각 나섰다고 하지만,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9월 초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있는 데다, 민주당은 장외투쟁 중이다. 이 때문에 자칫 올 초 발생했던 헌법재판소 소장 81일간의 공백사태가 감사원에서 되풀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감사원이 제 기능을 못하면 ‘증세 없는 복지’를 위해 정부 예산 낭비관리도 차질이 예상된다.

▶또 검사 출신? 정치성 논란 우려도=후임 감사원장에는 이름이 알려진 법조인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있거나 본인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후보인 안대희 전 대법관은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정치쇄신위원장을 지냈다. 감사위원은 정치활동이 금지된다. 문민정부 이후 감사원장을 거친 정치인은 있지만, 정치인을 거친 감사원장은 없었다. 야당의 극렬한 반대가 불 보듯 뻔하다.

김성호 전 법무장관은 참여정부 때 국무위원을, 이명박정부에서 초대 국가정보원장을 맡아 탕평인사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상청회 회장이다.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에 이어 감사원장까지 검찰이 독식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과 김영란 전 대법관 등 판사출신이 무난한 후보로 거론되지만, 낙관은 어렵다. 목 전 재판관은 퇴직 후 김앤장 사회공헌위원장을 맡아왔는데, ‘전관예우’ 검증이 불가피하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무난하다는 평가지만, 국민권익위원장을 사임한 이후 공직을 고사하고 있다.

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감사원장은 정치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강한 사람, 청렴하고 외압에 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면서 “대통령 선거캠프에 직접 참여했던 사람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가장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미 파행운영 조짐=양 전 원장의 사퇴로 감사원장 대행은 가장 오랜 기간 근무한 성용락 감사위원이 맡는다. 그런데 2009년 12월에 감사위원에 취임한 성 대행의 4년 임기는 오는 12월 끝난다. 연말까지 감사원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성 대행 다음 서열(감사위원 근무기간)인 김병철 위원이 대행이 된다.

하지만 성 대행이 퇴임하면 감사위원 숫자는 4명으로 줄게 된다. 감사원법에서 정한 정원보다 3명이나 적은 숫자다. 주요 감사계획을 세우고, 국가 세입ㆍ세출을 확인하는 ‘방대한’ 감사위원회 업무가 정상적으로 처리되기 어렵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위원이 4명까지 줄어들더라도 위원회 의결에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7명이 하던 업무를 4명이 하려면 업무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하반기 감사 계획은 이미 다 확정돼 지장은 없지만 공석 상황이 연말까지 가면 내년도 계획 세우는 데 지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홍길용ㆍ홍석희ㆍ원호연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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