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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수산식품도 韓流…中 바이어들 “하오 하오!” 연발
‘中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성황 
28일부터 서울 · 제주 개최 잇따라


지난 2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중국 농수산식품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행사장.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중년 남성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긴장감을 감출 수 없는 듯 초조하게 행사장을 서성이던 그들이 ‘007가방’을 열고 꺼낸 건 다름 아닌 ‘김’. 그 뒤를 따라 유자차, 밤, 건과일, 유제품 캐러멜 등이 쏟아져 나왔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우리 업체 대표들의 ‘비장의 무기’다. 모든 상품이 상담회장 테이블에 가지런히 놓이자 중국 바이어들이 눈빛을 빛내며 입을 열었다. “하오, 하오!(아주 좋습니다!)”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중국 식품의 국내시장 잠식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농수산식품업계가 ‘중국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희망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공동 개최한 이날 행사에 참여한 중국 식품유통업체는 총 36개. 중국 내에만 16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대형 유통체인 ‘베이징 화롄’ 등 유수의 식품유통업체들이 우리 제품을 사가기 위해 총출동했다.

우리 측에서는 빙그레, 오뚜기, 삼양식품 등 국내 농식품 및 가공식품 분야 대기업과 맘모스제과, 배혜정 도가, 제주 팜플러스, 산머루영농조합 등 유망 지방중소기업을 포함한 100여개 업체가 참가해 중국 바이어들과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국내업체들과 계약상담을 진행한 중국업체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중국 내에 식품 관련 브랜드 3곳을 운영 중인 ‘광저우 도리스’의 루홍 총경리는 “유자차, 김, 농수산물을 이용해 만든 과자 등 여러 중소기업 제품을 봤는데 품질이 매우 좋다”며 “중국시장에 ‘식품 한류’ 바람이 불고 있어 매년 2~30%씩 한국식품 판매량이 느는 추세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무역협회의 조사 결과 중국의 2011년 가공식품시장 규모는 1404억달러로, 연평균 11%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는 2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업체의 대(對)중국 수출 규모 역시 지난해 약 6억달러를 기록하며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멜라민 분유 파동’ 등으로 자국 식품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최근 급증하기 시작한 중국 중산층이 고품질의 한국식품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라는 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왕이이 구이저우허리 구매유한책임공사 부총경리는 “중국 중산층 사이에서 ‘한국식품은 믿을 수 있고 맛도 좋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특히 전통적으로 한국식품 매출이 높던 동부의 대도시뿐 아니라, 서부의 신흥 거점도시에도 중산층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행사에 참가한 국내 농수산식품 가공업체들도 상품의 고급화 전략 의지를 내비쳤다. 80여개 지역 중소식품업체들이 모여 만든 ‘강원도전통식품협회’의 곽승신 사무국장은 “김치, 한과, 감자떡, 강원도 천연버섯 등 여러 농식품을 수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고가의 ‘말린 표고버섯’이 중국에서 인기가 높다”며 “프리미엄급 식품을 만들어 수출하면 중국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역협회가 추산한 이날 하루 수출상담 규모는 300여건, 2000만달러 상당에 달한다. 장호근 무역협회 해외마케팅지원본부장은 “최근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농식품의 안전성과 맛, 그리고 세련된 제품 디자인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번 상담회를 통해 우리 농식품 업체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무역협회는 이번 행사의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중국 내 4423개 매장을 지닌 최대 유통기업인 뱅가드그룹의 7대 계열사 식품바이어가 참가하는 ‘프리미엄 식품 수출상담회 Vanguard Food Sourcing Fair 2013’을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과 제주에서 연이어 개최하기로 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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