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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세 ‘아마 괴물’ 리디아 고, 또 프로언니들 울렸다
LPGA 캐나다오픈 15언더 우승
4R 버디만 6개…대회 2연패 기염
세계랭킹 7위로 수직상승 예상

김인경 공동5위…박인비 공동13위에


마지막 18번홀(파4). 수백명의 갤러리가 그린 주위에서 단 한 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버디 퍼트를 앞둔 열여섯살 소녀는 긴장하긴 커녕 캐디와 퍼팅 라이를 상의하면서 여유있는 미소까지 지어보였다. 그리고 다시 웃음기를 거둔 채 가볍게 툭 갖다댄 공은 환상적인 ‘S라인’을 그리며 3m 거리의 홀컵으로 떨어졌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갤러리를 향해 두 손을 들어보인 그는, 2년 연속 쟁쟁한 프로 선배들을 무릎꿇게 한 ‘아마 최강’ 리디아 고(16·한국이름 고보경)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여자오픈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 LPGA 역사상 아마추어가 2연패한 건 리디아 고가 처음이다.

아마 랭킹 1위 리디아 고는 26일(한국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의 로열 메이페어 골프장(파70·6403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서 버디 7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6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리디아 고는 합계 15언더파 265타로 카린 이셰르(프랑스)를 5타 차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2연 연속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서 LPGA 투어 역대 최연소(15세4개월2일) 챔피언에 등극했던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신분인 탓에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3000만원)는 이셰르에게 넘겨줬다. 지난해 우승상금 30만 달러는 준우승자 박인비(25·KB금융)에게 돌아갔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와 올해 LPGA 투어 14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예선 통과했고, 톱10에는 무려 6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우승은 2번, 3위는 한 번 했다.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신분이라 상금을 단 1달러도 받지 못했지만, 만약 프로 선수였다면 지금까지 100만 달러 이상 벌어들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19위인 세계랭킹도 7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이 코스에선 몰아치기가 가능해 6타 차이 정도는 못 뒤집을 스코어는 아니다.”

선두에 6타 뒤진 채 3라운드를 끝낸 박인비의 말이었다. 하지만 마지막날 몰아치기에 성공한 선수는 리디아 고였다. 박인비의 말을 증명하듯 정확히 6타를 줄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타차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맞은 리디아 고는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유럽의 신예 캐럴러인 헤드월(스웨덴)과 챔피언조에서 출발했다.

리디아 고는 2~4번홀 연속 버디쇼를 펼치는 등 전반에만 5개의 버디를 몰아쳤다. 2위 그룹과의 격차를 5타로 벌린 채 여유있게 후반에 들어선 리디아 고는 13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해 주춤했다. 하지만 추격하던 페테르센이 14번홀(파5) 더블보기, 15번홀(파4) 보기로 무너졌고 이날 3타를 줄인 이셰르도 4타 뒤진 10언더파 270타로 먼저 경기를 끝내 리디아 고는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은 85.7%, 그린적중률은 77.8%로 절정의 샷 감각을 뽐냈고 퍼트 수도 26개에 그쳤다.

리디아 고는 “오늘 5타만 줄이자고 생각하고 경기에 나섰는데 우승까지 해서 매우 행복하다. 내가 LPGA 투어 역사의 한 부분이 됐다니 멋진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 전향에 대해선 “부모님과 상의해 좋은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김인경(25·하나금융)이 8언더파 272타를 쳐 공동 5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시즌 7승을 노린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마지막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4언더파 276타,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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