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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끄러워 장사 안되니 떠나라"…상인에 내몰리는 '홍대 버스커(길거리 공연자)'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ㆍ김지희 인턴기자]“거리공연자와 상가, 주민들이 모두 상생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모든 거리공연자가 지켜야 하는 규칙을 정하는 게 그 첫단추가 될 수 있어요.”

서울의 대표적인 예술거리인 서울 서교동 홍익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에서 버스킹(Buskingㆍ길거리에서 노래를 하고 행인들에게 돈을 받는 행위) 단속 문제를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현재 버스킹 소음이 너무 크다는 홍대상인들의 민원이 계속 들어와 경찰과 마포구청이 길거리공연을 단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몇년 전부터 오디션 열풍이 불면서 스타를 꿈꾸는 가수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경쟁적으로 규모를 키우고 음악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0년부터 홍대에서 공연해온 4인조 길거리 광대 ‘분리수거’의 김석현(26) 씨는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의 준우승팀 ‘버스커버스커’ 열풍 이후 홍대에서 거리 공연하는 사람이 두배 이상 늘어났다”며 “단출한 악기와 목소리만으로 펼쳐졌던 과거의 버스킹과 달리 최근에는 앰프 음량을 지나치게 높이고 공연하는 팀이 많다”고 말했다.


단속이 시작되면서 상인과 거리공연자들의 갈등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단속때 버스커들은 거리를 배회하다 또다시 다른 가게 앞에서 공연을 하고, 이에 상인들은 더 많은 민원을 넣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공연자들은 홍대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거리공연자들은 지난 14일 ‘버스킹을 막지 말아달라’는 서명운동을 벌여, 시민 500여명의 서명을 구청에 전달하고, 상인단체ㆍ마포구청과의 대화에도 나서고 있지만 갈등이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버스커들이 매일 쏟아지고 있어 모든 공연자들이 한 의견을 모으는 게 불가능하고, 상인들 역시 찬반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걷고 싶은 거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45) 씨는 “거리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이곳에 오는 것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공연자들의 소음이 너무 크다. 버스커들과 상인 간의 원만한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잘 해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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