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5000여년 전 구슬의 재료가 철 성분 운석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이집트에서 철기시대가 시작되기 2000년 전 이미 고대인들이 철 가공 기술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NBC 뉴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대(ULC) 카타르 분교 고고학 연구진은 이 대학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고대 철제 구슬들에 중성자와 감마선을 쬐는 비파괴 방식으로 구조와 성분을 분석한 결과 철 가공 기술의 흔적과 함께 철 성분 운석에서만 나타나는 고함량의 코발트와 인, 게르마늄 등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발표 학술지는 고고학 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얇은 판을 둥글게 만 튜브 모양의 구슬 9개는 지난 1911년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5100㎞ 떨어진 엘게르제 마을의 고분에서 금ㆍ보석 원석 등과 함께 줄에 꿰인 채 발견됐다. 제작 당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왔지만 재료의 성분이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들 구슬의 형태와 내부 구조는 단조와 압연의 결과로 얻어진 것이며 수많은 망치질이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이는 같은 무덤에서 발견된 다른 구슬들이 깎기ㆍ구멍 뚫기 등 전통적인 돌 가공방식으로 만들어진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고대 기술자들이 철 성분 운석을 가열해 망치질로 얇게 편 뒤 나무 봉주위에 감아 2㎝ 길이의 튜브 모양 구슬을 만들어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금이나 구리처럼 무르고 유연한 재료와 달리 철을 가공하려면 쇠가 빨갛게 달을 정도로 가열하고 망치질로 형태를 잡는 과정이 수없이 반복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런 철 제련 기술이 약 3000년 전 시작된 철기 시대에나 개발됐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연구 결과는 5000년이 넘는 고대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