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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비상경영 한계…“앞으로가 더 걱정”
김승연 회장 구속 1년…한화그룹은 지금
金회장 장기 부재로 이라크 재건사업 차질
ING생명 인수 등 신규 M&A도 곳곳 암초

“私益추구없이 기업 정상화위해 노력했는데”
재계 “윤석금 회장과 다른 판결 아쉬워”


“아무런 전략도 없이 버텨내는 데 급급했던 1년이었다.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다.”

김승연 회장 구속 1년을 맞은 한화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룹 위기론을 말하며 쓰린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16일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수감 후 우울증과 호흡 곤란이 심해져 구속 집행 정지를 연장, 재연장하고 있지만 건강이 악화돼 ‘옥중 경영’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구속 후 1년이지만 2010년 검찰 수사부터 따지면 만 3년간 한화그룹은 수사와 재판 등에 대한 대응으로 제대로 된 경영활동을 중단한 것과 비슷한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총수의 장기 부재가 계속되자 그룹의 글로벌 사업 및 투자 부문의 경고음은 한층 날카로워지고 있다.

지난해 80억달러 규모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본계약 이후 이라크 총리는 “한화는 이제 이라크 회사”라고 강한 유대감을 표하며 새로운 100만호 신도시 건설계약에서 우선권을 약속했다.

그러나 김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이라크 재건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상실하고 중국 터키 등 경쟁국 기업에 밀리고 있다..

사업 특성상 정부 보조금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태양광산업 또한 김 회장의 오너십을 대체할 방법이 없는 가운데 독일 말레이시아 정부 등과 협상력이 약해지며 제때 챙겨야 하는 보조금 정책 집행이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ING생명 인수 및 신규 M&A, 신사업 투자 등에서도 애로를 겪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비상경영위원회가 있긴 하지만 속도나 파워 면에서 확실히 동력이 떨어진다”며 “신속한 의사 결정과 대응 전략이 필수인 글로벌 경영 전장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법조계의 이중 잣대는 한화 임직원들에게 생채기를 남겼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며 “사익(私益) 추구가 없었고 기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 4월 김 회장의 항소심에서 법원은 사익 추구가 있었다는 판결은 하지 않았지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계 한 고위 인사는 “김 회장이 개인적 이익을 편취한 바 없고, 부실 회사를 살리기 위한 구조조정이 성공했던 것이 핵심”이라며 “법원이 이런 노력과 성과를 언급하면서도 경영 판단에 따른 정당한 경영행위는 인정해주지 않아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 1952년 ‘사업보국’을 창업정신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해온 한화그룹”이라며 “김승연 회장이 창업정신을 이어받아 국민과 국가를 위해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속히 조성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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