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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완득이를 위하여 5편>이주여성들의 희망을 키우는 ‘오요리아시아‘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다문화가 아직 뿌리깊게 정착되지 못한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 가족구성원은 직장과 학교, 심지어 가정 안에서조차 갈등을 빚기 쉽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다문화 사회 모델을 만들어가는 선구자들도 적지 않다. 이주여성들을 고용해 아시아 퓨전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오요리아시아’가 대표적이다.

“사회적 기업이 비즈니스(사업마인드)를 저버리면 종업원들이 복지수혜자로 전락합니다. 그러면 근로 의욕도 떨어지죠. 그래서 소셜 보다는 비즈니스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지혜(40ㆍ여) 대표는 다문화 외식 관련 사회적기업인 ‘오요리아시아’의 성공비결을 ‘비즈니스‘라고 답했다. 그는 6년동안 이 레스토랑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왔다. 다문화 이주여성을 시혜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지 않고, 차별 없이 일할 동료로 대하면서 이들의 능력을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오요리아시아는 다문화 이주여성들을 고용해 아시아 퓨전 요리를 선보이는 음식점으로, 지난해 연간 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레스토랑 외에도 다문화 외식 컨설팅 업무, 레스토랑 위탁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오요리아시아는 ‘한국에서 요리로 승부해 돈을 벌겠다’는 굳건한 목표을 갖고 있는 이주여성들을 직원으로 뽑는다. 지난해 10월 인턴으로 입사했다가 3개월 후 정직원으로 채용된 베트남 출신의 보티 녹넌(36ㆍ여) 씨. 실력을 검증받은 그는 입사한지 1년이 안됐지만 주방장 다음가는 ‘넘버 2’ 요리사로 일하고 있다. 2006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입국한 녹넌 씨는 6살 난 아들을 키우고 있다. 2010년 남편과의 이혼으로 싱글맘이 된 그는 ”힘이들어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아기 때문에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고쳐 먹는다”고 말했다.

녹넌 씨는 9번의 필기시험과, 5번의 실기시험 끝에 한식 자격증을 따냈고, 지금은 양식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오요리아시아는 요리 실력이 뛰어난 녹넌 씨의 음식점 창업을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은영(42ㆍ여) 지점장은 “한국에서 이주여성이 경력을 쌓고 전문적으로 일할 수 있게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역할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녹넌을 이주여성의 ‘롤 모델’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오요리아시아는 이주여성들에 대한 복지 수준 역시 업계 평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주 40시간ㆍ주 5일ㆍ하루 9시간 근무를 지킨다. 이는 외식업계에서 흔치 않은 경우다. 홀에서 3년 정도 근무한 러시아 출신의 나탈리아(32ㆍ여)도 현재 휴가 중이다. 근속년수를 채워 3달 정도 휴가를 쓸 수 있었다고 한다.

녹넌 씨는 앞으로의 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좋은 엄마가 우선이고, 그 다음은 사장님이 되고 싶어요.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 사장님이 되고 싶어요”라고 강조했다. 그의 꿈은 오래지 않았다. 3~4년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여주에서 다문화 이주여성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성희 여주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다문화 사회의 성공적정착을 위해서는 이주여성들이 각자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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