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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범 미즈노코리아 대표 “기능성의 미즈노, 이젠 디자인을 더합니다”
2003년, 그는 일본 본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체 광고를 제작했다. 일본에서 만든 광고를 그대로 갖다 쓰면 될 것을, 굳이 제 돈 들여 한국 소비자를 위한 광고를 만들겠다는 그의 주장이 본사 입장에선 이해도 안되고 마뜩찮았다. 하지만 그는 단호했다. “일본에서 만든 광고는 일본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다.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만든 광고를 봐야 한다.” 동종 업계 관계자들조차 고개를 갸웃하게 하면서 만든 이 광고는 단 한 줄의 카피로 ‘대박’을 쳤다.

“너의 아이언을 믿어라.”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골프용품 CF 중 중 가장 유명한 광고카피로 남아 있는 미즈노 광고다. 미즈노 아이언은 광고 효과와 제품 퀄리티에 대한 입소문이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10년 넘게 ‘아이언 강자’의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김창범 미즈노코리아 대표.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한국형 CF’를 만들겠다고 우긴 이는 바로 김창범(53) 덕화스포츠 대표였다. 1987년부터 미즈노 골프를 수입, 판매했던 아버지 김성호 회장의 뒤를 이어 대표로 취임한 이듬해 일이었다. 당시 직원 4명에 연간 30억원이었던 매출 규모는 현재 100여명의 직원에 매출 700억으로 20배 이상 몸집이 불었다. 골프만 취급하던 회사는 이제 야구와 축구 등 18개 종목을 아우른다. 한국시장에서 스케일을 키우고 내실을 다지는 데 성공한 미즈노와 이를 진두지휘한 김창범 대표가 지난 7월, 또 한 번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바로 일본 미즈노가 중국과 대만, 홍콩에 이어 아시아에서 4번째 지사인 미즈노코리아를 설립하고 30년 가까이 한국 총판을 맡았던 김창범 덕화스포츠 대표를 초대 미즈노코리아 대표로 선임한 것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본사 파견 임원이 아닌 현지 사업 파트너를 초대 대표로 임명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한국 미즈노가 본사에서도 놀랄 만한 성장을 일궈냈고 30년 가까이 쌓아온 신뢰와 교감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김창범 대표는 “아마 한국 시장에서 성장 속도와 규모가 미미했다면 국내 진출은 생각지도 않았을 것이다”며 “세계 3대 스포츠 브랜드로 목표를 설정한 미즈노에게 한국 시장은 가장 중요한 전초기지로 여겨진 것같다”고 했다.


미즈노코리아로 간판이 바뀌면서 이전에 하지 못했던 디자인과 제품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를 위해 전문 디자이너들을 고용, 기능성에 디자인을 더한 제품들을 만들 예정이다.

김창범 대표는 “미즈노의 스포츠웨어는 기능성에선 최고로 인정받았지만 솔직히 예쁘진 않았다. 일본 사람들이 차분한 컬러를 선호하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빨갛고 파란 원색을 좋아하지 않나. 심지어 남성들도 ‘깔맞춤’을 하더라”고 웃으며 “앞으로는 우리 고객들이 좋아하는 컬러와 디자인, 핏감을 최대한 살린 제품들을 생산할 계획이다”고 했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 외환위기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도 단 한 명의 퇴직자 없이 고통분담을 자처했던 직원들, 마포구 연희동의 건물 3채에 20명의 직원과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독특한 ‘기업 문화’는 여전하다. 명절 때면 회사 옥상에 직원 가족들이 모여 바비큐 파티를 즐기기도 한다.


김창범 대표의 다음 화두는 ‘스포츠에 미치다’, 바로 스포츠용품 공략이다.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골프에서 축구와 야구 등 스포츠용품 쪽으로 무게중심을 한 발 옮길 예정이다.

“스포츠용품업계 3위가 목표입니다. 골프처럼 소비자들의 가슴 속에 미즈노 스포츠용품도 좋다는 인식을 남게 만드는 게 중요해요. 미즈노의 강점인 기능성에 한국인 감각을 더한 디자인으로 또한번 도약하겠습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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