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가구공룡’ 이케아가 두렵지 않다
종합 건자재회사 라인업 갖춘 최양하 한샘회장
부엌 · 거실 넘어 욕실 · 창호로 영역확장
전국 인테리어 시공社 4000곳 제휴 등
온 · 오프 매장이어 TV 홈쇼핑까지 진출

고품질 시공서비스 저가 제공 차별화
소싱전략 다양화로 중견기업 성장 꿈


이케아(IKEA)와 일전을 앞둔 한샘이 부엌과 거실에서 나와 욕실, 창호 등 실내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직 시범사업 형태인 욕실의 경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욕실사업은 2008년 시작 이후 가격대와 옵션별로 4개 서비스 모델을 확보하며 라인업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샘은 특히 욕실 리모델링을 단 하루 만에 끝내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아침에 욕실 개조를 주문받으면 10시간 만에 시공을 끝내고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바닥을 파내고 타일을 뜯는 방식이 아니라 주어진 욕실공간에 모듈화한 바닥을 깔고 욕조, 위생도기, 샤워부스 등을 얹는 시공이기 때문이다.

또 주문만 하면 유리와 창틀을 한꺼번에 시공해주는 서비스, 강화마루 등 바닥재를 깔아주는 서비스도 본격화하고 있다. 


부엌ㆍ거실가구를 넘어 종합 건자재 유통ㆍ서비스 기업이란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는 셈이다.

한샘의 사업혁신은 이케아란 연간 매출 40조원이 넘는 홈퍼니싱 기업의 국내 상륙 대응전략. 경기 광명에 3만5000여평의 부지를 확보한 이케아는 최근 건축허가를 받아 대략 내년 말께 7700여평의 매장을 열게 된다.

또한 한샘의 이런 서비스는 위생도기, 욕조, 창호, 바닥재 등을 개별적으로 생산ㆍ판매해온 업체를 바짝 긴장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수십년 구축해온 전문영역이 일거에 한샘의 유통서비스 안으로 흡수돼버린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최근 “주택에서 골조를 제외한 모든 실내외 자재를 취급하게 되는데, 집에 관련된 모든 것을 담당하는 게 한샘의 비즈니스”라고 설명했다. 

최양하 한샘 회장이 종합 건자재 유통기업이란 장기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샘은 이를 통해 이케아의 한국 진출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매출 수조원대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샘]

그는 “이를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시공서비스로 소비자에게 공급, 건자재 제조업체나 이케아 같은 유통업체와 차별화하겠다”고 밝혔다.

한샘은 이를 위해 유통망을 다양화하고 있다.

일반 가구회사처럼 대형 직영점과 수백개 대리점 외에도 온라인과 인테리어키친(IK)에서 최근에는 TV 홈쇼핑까지 진출했다.

IK 유통이란 전국의 인테리어 시공업체 4000여개와 제휴해 한샘의 부엌가구와 수납가구, 욕실, 바닥재 등 건자재를 시공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한샘은 비(非)브랜드와 같은 가격대의 제품에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실제 지난해 IK 유통 1028억원, 홈쇼핑 1200억원, 온라인 80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수년 만에 4∼5배씩 성장했다.

이케아에 대응해 2000∼2500평 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도 서울 논현ㆍ방배ㆍ잠실, 분당, 부산센텀시티에 마련했다. 이 매장에는 이케아처럼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은 물론 조명, 주방용품, 생활용품 등 홈퍼니싱 일체를 취급한다.

최 회장은 “제조에 치중하던 유명 가구업체가 대부분 사라졌거나 고전하고 있다”며 “핵심 분야 제조는 갖고 가겠지만 다양한 소싱전략을 통한 유통서비스가 한샘이 추구하는 길이며, 이를 통해 수조원대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업혁신 덕분인지 불황 중에도 한샘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매출은 40% 이상, 영업이익도 3배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4245억원에 영업이익은 3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 80%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전체 매출액이 9000억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