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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막전 ‘결승골’…손흥민에게서…류현진의 향기가…
거액 이적후 초반부터 맹활약 닮은꼴
열대야보다 더 무서운 ‘불면의 밤’ 고객이 찾아왔다. ‘손세이셔널’ 손흥민(21·레버쿠젠)이 새 옷을 갈아입고 정규리그 개막전부터 골 폭죽을 터뜨리면서 스포츠 팬들의 잠못드는 밤은 시작됐다. 손흥민은 지난 11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끝난 2013-2014 분데스리가 1라운드 프라이부르크와 개막전서 1-1로 맞선 후반 1분 시즌 마수걸이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공격수로 나서 초반부터 날렵한 움직임을 보인 손흥민은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시드니 샘의 패스를 받아 여유있게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레버쿠젠이 3-1로 승리하면서 손흥민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

재미있는 것은 손흥민의 개막전 활약 모습이 자연스레 류현진(26·LA다저스)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다. 손흥민이 새 팀에 녹아드는 모습이 류현진의 미국 메이저리그 적응기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세 시즌을 보낸 후 높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레버쿠젠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손흥민이 이적료 1000만 유로(약 150억원)는 레버쿠젠 구단 역사상 최고액 몸값이다. 연봉도 지난해 70만 유로(10억원)에서 300만 유로(44억원)로 4배 이상 껑충 뛰었다. 류현진도 예상을 뛰어넘는 거액의 포스팅금액(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다저스와 협상을 통해 6년간 3600만달러(약 390억원)라는 역대 포스팅 사상 3번째로 많은 계약금에 사인했다. 이들은 높은 몸값 때문에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을 모았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류현진은 벌써 팀내 최다승인 11승을 기록하며 다저스의 주축투수로 빠르게 연착륙했고, 손흥민 역시 프리시즌과 DFB(독일축구협회) 포칼 경기, 정규리그에서 골 퍼레이드를 펼치며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외로운 에이스’의 부담감을 털고 더 크게 날개를 편 점도 비슷하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12골을 기록, 아르티옴스 루드네브스와 함께 팀 내 최다득점을 올렸지만 동료의 든든한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손흥민이 홀로 공격 부담을 떠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다르다. 지난해 리그 득점왕 슈테판 키슬링이 독보적인 간판 공격수로 자리를 지키고 있고, 최근 독일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한 샘이 측면에서 화력을 보태고 있다. 류현진도 비슷하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시절 ‘에이스’라는 중압감 속에 홀로 팀을 이끌었던 류현진은 사이영상 수상자인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가 버티고 있는 다저스에선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신의 공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도우미’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손흥민은 ‘삼손(SamSon)’이라는 멋진 닉네임을 공유하는 샘, 원톱 공격수 키슬링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빠르게 팀에 적응하고 있다. 류현진 역시 주전포수 A.J.엘리스라는 든든한 도우미가 있다. 특히 지난 9일 세인트루이스전서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류현진의 11승을 화끈하게 도왔다.

손흥민과 류현진. 독일과 미국에서 포효하는 두 ‘괴물’의 활약 덕에 국내 스포츠팬들의 새벽과 아침이 더욱 즐거워질 전망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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