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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대야 성범죄 주의보...여름철 성폭력이 겨울보다 2배 많아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열대야가 계속되는 가운데 문을 열어놓고 잠을 자는 등 허술해진 보안을 틈탄 성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새벽 1시 30분께 서울 구로구의 한 골목길. 술에 취한 A(28) 씨는 귀가하던 30대 여성 B 씨를 뒤쫓았다. 대문이 열려 있는 것을 확인한 A 씨는 밖에서 서성이며 기회를 엿봤다. 현관문 조차 열려 있는 것을 확인한 A 씨는 집안으로 들어가 준비한 흉기로 거실에서 자고 있던 B 씨를 위협한 뒤 성폭행했다.

성폭행 후 도주한 A 씨는 흘리고간 지갑이 단서가 돼 이날 오후 2시께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친구들과 술을 먹고 경기도 집으로 돌아가는 중 차를 잘 못 타 구로구에 내렸다”고 진술했으며, “흉기를 골목 인근 뽑기에서 뽑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특수강간, 가택침입 등의 혐의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5년간(2007~2011년) 월별 성폭력 발생 건수. [출처=대검찰청]

더위를 피하기 위해 현관문을 열어놓고, 잠을 자다 봉변을 당할 경우도 있었다. 지난 4일 밤 11시 40분께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40대 여성 C 씨가 인근에 사는 10대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D(19) 씨는 아파트 꼭대기에서 차례차례 내려오며 문이 열려 있는 집을 찾아 다녔다. 그러던 중 무더운 날씨에 현관문을 열어 놓고 거실에서 잠을 자던 C 씨를 발견하고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경찰은 노출이 많고 더위로 문을 열어놓는 경우가 많은 여름철에 성범죄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여름철 보안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한다.

실제 대검찰청이 내놓은 2012년 범죄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 8월에 발생한 성폭력 사건은 각각 2422건, 2428건으로 같은 해 1, 2월에 발생한 성폭력 사건의 두 배에 이른다. 2010년에도 7,8월 성폭력 사건이 각각 2211, 2263건에 이르러 1, 2월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겨울보다 여름에 성범죄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여름철이 되면 잦은 음주와 늦은 귀가 등으로 성폭력 범죄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특히 날씨가 더워지만 긴장 자체가 풀리기 때문에 범행의 표적이 쉽게 될 수 있다. 평상시보다 안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동안 야간의 최저기온이 25도를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를 겪고 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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