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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발 맞추는 오바마와 특허괴물? 애플은 대통령까지 나서 보호해놓고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아이폰의 미국 수입 금지를 결정한 지난 6월. 미국 정부는 특허괴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백악관은 미국 하이테크 기업을 난무하는 소송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행정조치를 발표했고, ITC는 소송을 제기한 기업이 미국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는지 철저히 가려내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그토록 견제하고 나선 특허괴물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국내 주요 기업을 여전히 제물로 삼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IT시장인 미국에서 국내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미국 특허기업들은 ITC에 지속적으로 수입금지를 요청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이폰 수입금지에 거부권을 행사했던 같은 시기에도 국내 기업을 겨냥한 새로운 소송이 ITC에 제기됐다. 대통령까지 나서 애플을 지키는 사이 미국 특허기업들은 국내 기업을 상대로 소송 공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다는 미국의 특허소송 정책이 ‘그들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7일 ITC 법률 블로그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스트레이트패스(Straight Path) IP(지식재산권)그룹은 지난 1일(현지시간) LG전자를 상대로 ITC에 수입금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이폰 수입금지에 거부권을 행사하기 딱 이틀 전이다. 소송 대상에는 LG전자 외에도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도 포함됐다.

스트레이트패스는 LG전자 등이 자사의 지점 간 무선 네트워크 신호를 주고받는 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스트레이트패스가 내세운 특허는 469특허, 704특허, 121특허로 총 3개다.

이 IP기업은 LG전자 등이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스마트폰, 스마트TV, 태블릿, e-리더, 블루레이 플레이어, 셋톱박스, 게임 콘솔 등 대부분의 IT제품이 해당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들 제품이 미국 내에서 판매될 수 없도록 ITC가 수입금지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스트레이트 패스는 같은 특허를 들고 미국 지방법원에도 LG전자 등을 제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또 다른 미국 특허기업 블랙힐미디어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상대로 ITC에 수입금지를 요청해 현재 ITC는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블랙힐 미디어도 TV, 휴대전화, 태블릿 등 광범위한 스마트 기기를 침해 제품으로 제기하며 미국 내 판매를 막아달라고 주장했다.

세계적인 특허괴물인 미국의 인터디지털도 올 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 갤럭시S3 등이 자사 무선통신 특허 7개를 침해했다며 ITC에 수입금지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인터디지털은 이와 함께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에도 같은 내용의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영구적 판매금지와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미국 특허기업들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상대로 한 잇단 수입금지 소송은 미 행정부가 아이폰 수입금지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맞물려 조명되고 있다. 특허 침해가 인정된 애플 제품이 미국에서 계속 판매될 수 있도록 길을 연 가운데, 추후 ITC가 삼성과 LG 제품에 수입금지 판정을 내릴 경우 미 정부가 똑같은 잣대로 거부권을 행사할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특허법인 변리사는 “거부권 행사는 극히 이례적이라 국내 기업 제품 수입금지 판정날 경우 미 정부가 재차 거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럴 경우 미국의 자국 기업 편들기 논란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표)올해 특허괴물이 ITC에 한국 기업 제소한 주요 사례



특허기업 소송 대상 시기 내용

인터디지털 삼성전자 1월 갤럭시 S3 등 스마트기기 수입금지

블랙힐미디어 삼성전자, LG전자 5월 TV, 휴대전화, 홈시어터 등 수입금지

스트레이트패스 LG전자 8월 스마트TV, 스마트폰, 태블릿 등 수입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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