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에 장총을 든 한 민병대원이 팔을 벌린 채로 쓰러진다. 세계적인 종군 사진기자 로버트 카파(1913~1954)가 스물셋의 나이에 찍은 ‘어느 공화파 병사의 죽음’이다. 생과 사가 엇갈리는 순간을 담은 이 사진은 포토저널리즘 역사상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카파는 1936년 스페인내전 당시 한 병사가 어디선가 날아온 총탄을 머리에 맞고 쓰러지는 순간을 포착했다. 누군가의 아들이자 형제였을 한 생명이 속절없이 스러져가는 찰나를 담은 이 사진은 훗날 카파의 대표작이 됐다. 카파는 전쟁의 폭력성을 누구보다 혐오했지만 전장의 최전선을 누볐고, 베트남전을 취재하던 중 대인지뢰를 밟고 숨졌다. 카파가 남긴 대표작은 오는 10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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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내전 당시 찍은 로버트 카파의 ‘어느 공화파 병사의 죽음’(1936년). [사진제공=뉴욕 ICP] |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