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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PGA 구세주’ 박인비
美언론 “그랜드슬램 실패했지만 흥행 되살렸다”…귀국후 재충전 22일 캐나다오픈서 LPGA 10승 사냥
“박인비가 침체된 LPGA를 살렸다. 박인비 스토리를 더 노출하라!”

위기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내려진 특명이다. 비록 프로골프 사상 첫 캘린더 그랜드슬램은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 ‘골프여제’ 박인비(25·KB금융)를 바라보는 LPGA의 시선은 ‘구세주’를 만난 분위기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PSN은 6일(한국시간) ‘박인비가 LPGA에 기회를 줬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기사를 싣고 “박인비가 침체된 LPGA를 살렸다. 비록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그랜드슬램 달성엔 실패했지만 LPGA는 박인비 마케팅을 멈춰선 안된다. 여자골프 흥행을 위해 박인비 마케팅에 더 불을 지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LPGA는 미국프로골프(PGA)를 대표하는 두 ‘현역 레전드’가 이례적으로 여자 선수를 언급하며 놀라움을 표한 데 고무된 표정이다. 타이거 우즈는 박인비의 도전에 대해 “믿을 수 없다(incredible)”고, 필 미켈슨은 “놀라운 일(amazing)”이라고 극찬해 골프팬들의 눈길을 모았다.

존 포대니 LPGA 마케팅 담당이사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은 박인비 개인에게 뿐만 아니라 우리 LPGA 역사에도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다.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한 번의 가능성이 더 남아 있다”며 “더 부지런히 박인비 노출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스토리, LPGA에 가져온 지대한 영향 등을 더욱 부각시켜 여자골프 인기를 높이고 메이저 스폰서와 전국 중계방송을 유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인비를 LPGA 부활을 이끌 아이콘으로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야심이다.

한편 박인비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마치고 6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2주간 국내서 휴식과 재충전에 들어갔다.

이번 대회서 42위에 그친 박인비는 그러나 공항에 나온 팬들에게 환한 웃음으로 인사하며 “이제 마음의 짐을 내려놨다. 한국 선수들이 속으로 많이 응원했다고 하는데 이루지 못해 아쉽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올해의 선수상’을 향해 달리겠다. 이번 대회 경험이 좋은 기회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인비의 다음 무대는 오는 22일 캐나다 에드먼턴 개막되는 CN 캐나다여자오픈이다. 지난해 뉴질랜드 교포인 아마추어 리디아 고가 우승해 화제가 된 대회다. 박인비는 리디아 고에 이어 준우승했다. 박인비가 이 대회서 우승하면 LPGA 통산 1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박인비는 2주간 국내서 머물면서 스폰서 관련 행사 외에는 공식일정을 최대한 자제한 채 휴식과 훈련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특히 브리티시오픈에서 흔들렸던 ‘컴퓨터 퍼팅’을 다시 견고하게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06년부터 박인비의 스윙을 지도 하고 있는 백종석(52) 코치는 “쉬는 동안 퍼팅 감각과 평정심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박인비는 올시즌 1위(28.52개)를 달리던 라운드당 퍼트 수가 브리티시오픈에서 35.75개로 치솟았다. ‘3퍼트’를 8개나 했고 4라운드 첫 홀에서는 ‘4퍼트’를 하기도 했다.

백종석 코치는 “4라운드 첫 홀에서 4퍼트를 하며 더블보기를 한 게 결정적으로 자신감과 힘을 떨어뜨리게 했다”며 “어렵지만 꼭 넣어야 하는 2~3.5m 거리의 중거리 퍼트를 번번이 놓친 게 컸다. 또 강한 바람을 의식해 낮은 탄도의 샷을 구사하려다 드라이버샷을 당겨치는 모습도 보였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백 코치는 “언듈레이션 없는 평범한 그린에서 연습하면서 퍼팅 감각을 찾는 게 중요하다. 더불어 부담감을 떨치고 평정심도 되찾는다면 곧 인비다운 매서운 모습을 다시 보여줄 것이다”고 기대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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