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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군기자 로버트 카파가 포착한 이 절체절명의 순간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오른손에 장총을 든 한 민병대원이 팔을 벌린 채 뒤로 쓰러진다. 세계적인 종군 사진기자 로버트 카파(1913~1954)가 스물셋의 나이에 찍은 ‘어느 공화파 병사의 죽음’이다. 생과 사가 엇갈리는 순간을 포착한 이 사진은 포토저널리즘 역사상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당초 ‘쓰러지는 병사'라는 제목이 달렸던이 사진은 카파가 1936년 스페인내전 당시 공화파 병사가 어디선가 날아온 총탄을 머리에 맞고 쓰러지는 순간을 담은 것이다. 누군가의 아들이자 형제였을 한 생명이 속절없이 스러져가는 찰나를 담은 이 사진은 훗날 종군 사진기자 카파의 대표작이 됐다.

카파는 누구보다 전쟁의 폭력성을 혐오했지만 전장의 최전선을 누비며 생생한 사진들을 여럿 남겼다. 스페인 내전부터 노르망디상륙작전, 제1차 중동전쟁, 인도차이나전쟁 등 20세기 현대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쟁터를 취재했다. 몸을 사리지않고 사진기자로서 현장에 접근했던 그의 치열한 기자정신은 ‘카파이즘’이라는 용어를 낳기도 했다.

그는 1954년 라이프지의 사진작가를 대신해 베트남전을 한달간 취재하기로 하고 프랑스군의 철거작전 현장을 담다가 대인지뢰를 밟고 숨졌다. 한쪽 다리가 통째로 날아가고 가슴이 찢겨진 그는 나이 마흔하나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잔인하다 못해 때론 비현실적인 전쟁의 순간들을 담은 카파의 사진에선 전쟁에 대한 혐오와 함께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이 배어 있다.

[사진제공= 뉴욕 ICP]
[사진제공= 뉴욕 ICP]

누구보다 전쟁을 싫어했지만 전쟁의 최전선을 누볐던 로버트 카파의 사진은 저널리즘 사진의 속성인 고발과 폭로에 그치지않고, 휴머니즘을 기반으로 한 것이 공통점이다. 바로 이 점이 오늘 그를 신화로 만들어주고 있다.

로버트 카파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로버트 카파 100주년 사진전’이 지난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막됐다. 오는 10월28일까지 계속되는 전시에는 로버트 카파의 일대기를 총망라한 대표작 160여점이 내걸렸다. 성인 1만2000원.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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