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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놀이할 땐 신났는데…엄마, 귀가 먹먹해요!
여름철 귓병 외이도염 환자 급증
초기엔 가벼운 통증…분비물 동반
면봉으로 상처내면 염증 심해져

고개 옆으로 숙여 흔들거나
헤어드라이어로 물기 말려주고
물놀이땐 가급적 귀마개 사용을


물놀이의 계절을 맞아 워터파크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지만 물놀이 이후 생기는 여름철 귓병인 ‘외이도염’ 환자도 늘고 있다. 물놀이를 하다보면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자연스럽게 귀에 물이 들어가는데 이로 인해 세균에 감염이 되어 귀의 통증과 진물을 유발하는 외이도염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07년 135만3000명이었던 외이도염 환자는 2012년 154만5000명으로 5년 동안 연평균 2.7%씩 늘었다. 월별로 살펴보면 8월 환자 수가 평균 27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7월(21만4935명), 9월(20만7406명)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8월 외이도염 환자 가운데 10대 청소년의 비중이 16.3%로 가장 컸다. 최현승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여름철 귓속 감염이 많은 것은 습도가 높고 수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며 “물이 깨끗하지 못하거나 면봉 등으로 상처를 내는 경우 염증이 더 생기기 쉽다”고 설명했다.


▶물놀이 후 발생하는 급성외이도염, 귀 과도하게 후비면 외이도염 감염 높아=외이도란 귀를 구성하는 부분 중 귓바퀴에서 고막까지의 길을 말한다. 여기에 여러 가지 원인으로 세균이나 곰팡이 등에 감염되어 염증이 생기는 것을 외이도염이라 한다. 외이도염은 급성과 만성, 악성으로 구분하는데 여름휴가철에 물놀이 이후 자주 발생하는 것이 바로 급성외이도염이다. 정상적인 외이도 피부는 지방층이 있어서 방수 기능을 하고 세균이 외이도 피부로 통과하는 것을 막아주지만 습도나 온도가 높아지거나 외이도가 오염되거나 지나치게 외이도를 후비게 되는 경우 지방층이 파괴되어 외이도염을 유발하게 된다.

물놀이 후 생긴 외이도염은 대개 오염된 물에 있는 포도상구균이나 녹농균과 같은 세균의 침입이 주원인이다. 수영장의 물 표면에 많이 있는 녹농균은 수영장 소독약인 염소에도 쉽게 죽지 않고, 섭씨 30도가 넘을 때 잘 자란다. 특히 귀지가 많은 사람이 해수욕이나 수영을 하고 난 뒤 이들 균에 잘 감염돼 일명 ‘수영자 귀(swimmer’s ear)’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물놀이로 인해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물이 제대로 마르지 않아 축축해진 상태가 지속되거나 면봉이나 귀이개로 파는 등의 행동으로 귀 안쪽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이곳에 세균이 침투하게 되고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외이도염은 초기에 가벼운 통증, 가려움, 먹먹함, 분비물 등이 발생하며 이를 방치하면 귓바퀴만 살짝 건드려도 욱신거리는 심한 통증이 있거나 심한 두통, 노랗거나 파란색 또는 피가 섞인 분비물이 귀에서 나오게 된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녹농균 감염에 더욱 취약하여 악성 외이도염으로 진행되면 뇌염, 골수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를 요한다.

물놀이로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무리하게 면봉이나 귀이개로 파는 등의 행동은 금물이다. 귀 안쪽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이곳에 세균이 침투하게 되고 염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증 지속되고 귀에 뭔가 꽉차는 느낌 지속되면 즉시 이비인후과 찾아야=물놀이 후 귀에 들어간 물이 잘 배출되지 않아 외이도가 습한 상태가 유지되면 세균 감염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말려주어야 한다. 흔히 하는 방법이 고개를 옆으로 숙이거나 흔들고, 귀를 아래로 한 채 한 발로 콩콩 뛰거나 하는 방법이다. 선풍기나 헤어드라이어로 귀에 바람을 불어넣어 물기를 말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 경우 답답하다고 귀를 후비는 것은 삼가야 한다. 물이 들어간 상태에서는 외이도에 상처가 나기 쉽기 때문이다. 물이 빠지지 않고 통증이나 이충만감(귀에 뭔가 꽉차있는 느낌)이 지속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외이도염은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을 경우 통증이 심하고 진물이 나오게 되며 악성 외이도염이나 뇌염, 골수염으로 발전하거나 귀 주위에 연조직염이 발생할 수 있고, 만성화되면 외이도가 좁아져 청력이 떨어지거나 귀지 배출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찬물에서 오랜 수영 피하고, 물놀이 때 가급적 귀마개 사용하면 좋아=외이도염의 치료는 증상에 따라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성분이 섞인 점이액을 외이도에 도포하거나 경구용 항생제를 투여할 수 있다.

급성 외이도염의 경우 염증의 초기나 심하지 않을 때는 현미경을 이용한 철저한 세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가능하면 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면봉이나 귀이개 등으로 외이도를 자극하지 않게 한다. 중등도 이상의 염증에서는 외이도를 조심스럽게 세정하고 외이도에 산도를 가진 항균, 항생물질을 도포한다. 경구용 항생제의 사용도 염증의 부종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외이도염을 예방하려면 우선 깨끗하지 않은 물이나 이물질이 외이도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만약 귓구멍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통증 등의 증상이 생기면 외이도 피부에 자극을 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직접 외이도를 관찰하지 않은 상태에서 면봉, 귀이개 등 쓰지 않도록 하고, 수영이나 목욕할 때 귀마개를 사용하여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과도한 외이도의 자극은 고막의 천공이나 외이도의 폐쇄, 중이염으로의 진행 등으로 청력의 감소, 만성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염증 초기에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물놀이시 외이도염 예방법>

1. 물놀이 시 귀마개를 사용하고 귀마개 주변에 바셀린을 발라 물이 들어가는 것을 예방한다.
2. 귀에 물이 들어갈 경우 무리하게 억지로 꺼내려하지 말고 저절로 흘러나오게 유도한다.
3. 추운 곳이나 너무 차가운 물에서는 가급적 수영을 하지 않도록 한다.
4. 다이빙을 할 때는 반드시 귀마개를 한다.
5. 면봉이나 종이, 귀이개로 너무 자주 귀를 후비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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