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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웰빙라이프 가전’ 폭풍성장
살균 · 건조에 보풀제거까지 드럼형 세탁기
탈부착 가능한 ‘Y자 호스’ 제습기 등
가격보다 삶의 질 중시 소비패턴 지향
LG · 밀레 등 전년보다 30%이상 판매늘어


불황으로 가전 시장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에도 ‘삶의 질’을 높여주는 가전제품들이 입지를 넓히고 있다. 무더위와 장마 등의 기후 변화에 더욱 쾌적한 삶을 원하는 젊은 소비자층이 늘어나면서 전에 없던 가전 시장이 생겨나고 성장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소비자 니즈를 적극적으로 내보이는 고객들의 요청에 의해 특화된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점도 새로운 가전 시장 스타일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의류관리기 ‘트롬스타일러’는 올 들어 전년 대비 30%가량 판매가 증가했다. 트롬스타일러는 마치 옷장 같은 형태의 제품으로 옷을 넣어두기만 하면 원터치로 살균, 탈취ㆍ향기, 세척, 옷감의 습기 제거, 다림질 효과 등의 종합적인 의류 관리가 된다. 200만원을 넘나드는 가격 때문에 지난해까지는 판매량이 미미했으나 올 들어서는 크게 신장하는 모양새다.

회사 관계자는 “고온의 열풍 건조 방식이 아니라 의류의 수분과 세균을 빨아들이는 저온 건조 기술이 적용돼 옷감의 수축이나 변형이 없기 때문에 비싼 옷 관리에 특히 좋다는 사용평이 퍼지면서 고소득 싱글족이나 신혼부부, 자녀의 교복 빨래가 많은 학부모 등에서 제품 문의나 구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마철이 끝나가고는 있지만 습한 여름이 이어지면서 빨래나 일광 소독 등을 제대로 할 여력이나 시간이 없는 소비자들이 제품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위와 긴 장마 등의 기후 변화에 더욱 쾌적한 삶을 원하는 젊은 소비자층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가전시장이 창출되는 게 요즘의 트렌드다. 사진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드럼형 의류 건조기 모습. [사진제공=밀레코리아]

유럽계 생활가전 브랜드 밀레의 ‘허니컴 드럼 의류 건조기’ 역시 비슷한 이유로 큰 인기다. 드럼세탁기와 유사하게 생긴 이 제품은 건조에 특화돼 있다. 건조 과정에서 살균ㆍ소독 등은 물론 세탁 과정에서 생긴 보풀까지 제거해준다. 합성 의류나 섬세 의류, 울, 데님 등 11개 섬유 소재에 맞는 맞춤형 건조 프로그램에 ‘주름 방지 기능’ 등으로 와이셔츠나 블라우스 등을 따로 다릴 필요가 없어 피부가 예민한 여성 고객이나 아이 있는 집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세탁기 제품에 건조 기능이 딸려 있지만 이보다 더 전문화된 기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윤일숙 밀레코리아 마케팅팀장은 “날씨가 좋지 않은 유럽에서는 7가구 중 1가구가 의류 건조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소득의 증가 속에 삶의 질을 중시하는 1인 가구나 아이 건강에 관심이 많은 30~40대의 증가, 아웃도어 붐 등이 맞물리면서 한국에서도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제습기의 대히트에도 이 같은 바람이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비싼 에어컨 대신 택하는 대안형 제품’이 아니라 ‘위생 관리와 쾌적한 생활, 의류 및 신발 관리’라는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가 전에 없던 제습기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대비 7배나 판매량이 늘어난 LG전자 제습기의 경우 탈부착이 가능한 ‘Y자 호스’가 히트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Y자 모양을 이용해 신발의 오른쪽ㆍ왼쪽 켤레를 동시에 제습 가능하게 한 것이 고객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침구류 청소기, 에어프라이어 등의 인기도 마찬가지”라면서 “삶의 질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선택형 가전제품들의 입지는 점점 넓어질 것”이라고 봤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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