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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생은 슈퍼, 형은 제과…동남아서 한판붙은 韓 · 日롯데
日롯데 印尼 제과공장 설립 등 총력전
韓롯데 대형슈퍼…형제간 신경전 감지


형은 밀고…동생은 당기고….

한국과 일본의 ‘유통 공룡’ 롯데가 동남아 진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는 아버지 신격호(90) 한국롯데 총괄회장 겸 일본롯데홀딩스 회장을 필두로, 한국은 동생 신동빈(58) 한국롯데 회장 겸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은 형 신동주(59)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겸 일본롯데상사 사장이 각각 맡고 있다. 매출 규모로는 한국이 7조2300억엔(약 82조원)으로, 일본의 5219억엔(약5조9000억원)을 크게 앞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한국과 일본 양국의 롯데가 6억 명이 넘는 거대 시장인 동남아 개척을 목표로 현지에서 경영수완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롯데는 태국와 인도네시아에서 제과사업 확장에 나서는 한편, 한국 롯데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대형 슈퍼마켓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롯데는 동남아에 제과 공장을 설립, 현재 매출 90억엔을 2014년 150억엔으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지난 7월 태국의 방콕 인근 초코과자 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인도네시아 ‘초코파이’ 공장은 오는 11월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인도네시아 공장의 총 투자액는 65억엔(약 735억원)으로, 동남아 초코 과자 생산 능력을 3배 가량 높일 수 있다. 


일본 롯데는 미국을 포함 13개국에 진출해 있지만, 동남아 매출(2006년 현재 30억엔)은 일본 전체 매출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신동주 (일본명 시게마쓰 히로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4000명에 달하는 직판 부대를 추진하고 있다. 오토바이나 소형차로 좁은 골목과 비포장 도로를 누비는 일명 ’롯데 형님’으로 불리는 ‘1대1 직판 전략’은 아버지 신격호 회장의 일본 창업 당시 영업전략에서 힌트를 얻었다.
신격호 회장은 일본 창업 초기, 손수레를 끌고 골목 상점을 돌며 1곳 씩을 직접 개척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와 관련 신동주 부회장은 “아버지는 영세 상점이 많은 동남아를 자신이 창업했던 전후(戰後)의 일본 상황과 비슷하게 여긴 것 같다”고 말했다. 태국에서 200명으로 시작한 ‘롯데 형님’ 부대는 현재 2300명으로 늘었다. 2016년에는 4000명까지 늘려 동남아 유통시장을 촘촘히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한ㆍ일 롯데간 신경전도 감지된다. 신동주 부회장은 “일본 과자를 해외로 확장하는 것이 일본 롯데의 역할이다. 과자 브랜드 전략은 (한국이 아닌) 일본이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제과 사업을 포함하고 있는 한국 롯데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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