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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도 미처 깨닫지 못한 작품의 속살
<만짐의 시간> 조연정 지음/문학동네
“비평가는 작품이 다 못한 말을 대신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이야기를 대신해 줄 작품을 열심히 찾는 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했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던 것 같다.”

비평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등단 8년 만의 조연정의 첫 평론집 ‘만짐의 시간’은 우리 문단의 오래된 물음을 다시금 대면하게 한다. ‘만짐의 시간’은 비평의 역할 중 하나인 잘 읽기의 한 형태를 보여준다.

저자는 각 작품이 지닌 속살을 섬세하게 만져나가며 작가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작품이 발신하는 신호와 징후를 읽어낸다. 총 4부로 이루어진 이번 평론집은 600쪽 분량으로 저자의 그간의 활발한 활동을 보여준다.

‘1부 당신의 사랑’은 8편의 소설론으로 구성됐다. 신경숙과 한강, 황정은과 김애란, 김영하와 김연수의 장편 등 비슷하거나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품을 ‘사랑’이라는 고전적이고 낭만적이며 묵시록적이기까지 한 의미망을 통과하며 새롭게 읽어나간다.

‘2부 우울의 연대’는 시론이다. ‘시’와 ‘정치’에 대한 분석과 함께 심보선과 진은영, 미래파 의 두 번째 시집과 김경주, 김행숙 이민하 김선우 등 2000년대 이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시인들을 조망했다.

‘3부 마음의 풍경’은 김사과 김유진 정이현 하성란 김연수 등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친 젊은 작가들을, ‘4부 최초의 감정’은 유희경 삼보선 강정 권혁웅 등 7명의 시인론이다.

조연정의 평론은 2000년대 이후 우리 문단의 현장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그룹에 집중함으로써 그들의 해설자로서 입지를 구축했다. 그 자신이 ‘책 머리에’ 썼듯이 각 작품, 혹은 작가들과 사회적 의미망을 만들어 나가는 일은 과제로 남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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