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완ㆍ김상수 기자] 삼성이 ‘안전제일주의’를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우수 전문인력을 대폭 강화,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역량을 보유하겠다는 전략이다. 재계 맏형격인 삼성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강조점이 담긴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꺼내 들면서 업계에도 큰 영향이 예상된다.

삼성은 오는 10월 말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관리 스탠더드'를 마련할 방침이다. 국내외 관련 법규나 세계 기준 등을 분석하고 각 계열사도 공정별로 작업안전 표준서를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환경 안전 전문 인재를 대폭 늘리고 환경안전 분야에 힘을 실어주는 조직개편도 단행한다. 시스템 개편과 인재 확충, ‘투트랙’으로 환경안전 분야 내부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연내 환경안전 분야 경력사원 150명을 채용하고 신입사원도 최근 150명 채용을 완료했다.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에 환경안전 교육 과정을 신설하며 해외 우수 인력도 적극 채용한다.

또 삼성안전환경연구소를 환경안전 점검 및 정책 중심에서 그룹 내 환경안전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확대한다. 기존 환경안전팀, 환경정책연구팀 등 2개팀을 정책기획팀, 환경팀, 안전팀, 화학물질팀, 유틸리티팀, 에너지팀 등 6개팀으로 개편하고, 팀장 역시 임원급으로 격상한다.

삼성의 초강도 ‘안전제일주의’ 기조에 따라 재계에도 안전 분야를 강화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이어 대기업일선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불감증’을 비판하는 내, 외부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두 차례에 걸쳐 유해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한 SK하이닉스는 최근 외부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환경경영자문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환경안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내부 점검회의도 신설, 최고경영자를 위원장으로 하는 환경안전보건경영위원회도 매달 개최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환경안전 분야 역량을 강화해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그룹도 안전 기강 확립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계열사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작업자가 가스 누출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기강 확립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안전보건관리 조직을 보강하고 산업안전보건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비용을 적극 투자하는 등 전반에 걸쳐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개선할 방침이다.

LG전자는 국내사업장 뿐 아니라 해외사업장까지 안전 강화를 확대한다. LG전자는 최근 총 33개 해외 생산법인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정기적으로 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밖에 환경안전평가에서 평가 항목 개수를 늘리는 등 관리 감독 시스템도 강화한다.

지난 3월에 혼산액 누출사고가 발생한 바 있는 LG실트론도 사고 이후 안전전담 관련 인력을 대거 확충하고 안전전담팀 외에 전문 프로젝트팀을 별도 가동, 시스템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GS그룹은 전경련 회장이기도 한 허창수 회장이 직접 ‘안전경영’ 전면에 나서눈길을 끈다. 허 회장은 최근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와 함께 GS칼텍스 여수공장을 직접 방문했다. 허 회장은 “안전관리는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켜나가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철저한 안전 관리를 당부했다. 기강을 확립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의 경중과 상관없이 기업 이미지나 생명과도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점차 기업에서도 안전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는 추세”라며 “향후 진화된 안전경영이 재계의 중요한 화두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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