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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죽인 여제…이젠 ‘조용한 암살’ 만 남았다
브리티시여자오픈 1R 마친 박인비
버디7개 불구 더블보기 주춤
선두에 3타차 3언더 공동18위

1R 선두 없이 LPGA 9승 달성
역전의 여왕 ‘우승공식’ 기대
오늘 저녁 2R 활약상 주목


‘조용한 암살자’의 킬러 본색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톻산 9승을 만들어낸 그만의 ‘우승공식’대로 이번에도 역전 우승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건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가 전세계 프로골프 사상 첫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향한 매서운 뒷심을 가동한다.

박인비는 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 올드코스(파72·6672야드)에서 열린 브리티시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박인비는 공동선두 모건 프레슬(미국), 카밀라 렌나르트(스웨덴·이상 6언더파 66타)에 3타 뒤진 공동 18위에 랭크됐다. 유소연(23·하나금융), 서희경(27·하이트진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 미야자토 아이(일본), 펑산산(중국) 등 무려 19명이 박인비와 함께 공동 18위에 대거 몰려 있다.

뉴욕타임스는 “후반 9홀이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좋은 출발”이었다고 했고, ESPN은 “좋긴 했지만, 대단하진 않았다(Good, not great)”라는 제목을 달고 박인비가 1라운드 후반 연속 보기로 흔들린 상황을 전했다.

박인비의 말대로 “롤러코스터같은” 1라운드였다. 전반 9홀에서는 버디만 5개를 쓸어담으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지만 후반 9홀에서는 2개 홀 연속 ‘스리 퍼트’를 하는 난조 끝에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박인비는 2개 홀 연속 ‘스리 퍼트’를 한 것이 최근 언제였는지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컴퓨터 퍼트’를 흔들리게 한 것 ‘샷’이었다. 박인비는 12번홀(파4)에서 친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 오른쪽의 긴 러프에 빠지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12번홀을 파세이브로 잘 마무리하긴 했지만 바로 다음홀에서 첫 보기를 기록하는 등 이후 네 홀에서 세차례나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다. 박인비의 캐디인 브래드 비처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12번홀에서 스윙을 잠시 잃었다. 12번홀 티샷 실수가 계속 박인비 머릿 속에 남아 있었던 것같다”고 했다. 박인비도 “몇 차례 있었던 좋지 않은 샷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그린에서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선두와는 겨우 3타 차. 박인비의 묵직한 뒷심으로 충분히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스코어다. 흥미롭게도 박인비는 LPGA 통산 9승을 거두면서 단 한 번도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4라운드 연속 1위) 우승을 한 적이 없다. 1라운드서 한 번도 선두로 나선 적이 없지만 ‘조용한 암살자’라는 별명답게 무섭게 선두를 추격하며 마지막날 통쾌한 역전 우승을 일군 것. 그야말로 ‘역전의 여왕’이다. 때문에 이번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2라운드 이후 박인비의 상승세를 점치고 있다. 박인비는 2일 오후 7시48분 2라운드를 시작한다.

한편 박인비의 절친 최나연(26·SK텔레콤)과 전미정(31·진로재팬), 지은희(27·한화)가 5언더파 67타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디펜딩챔피언 신지애(25·미래에셋)와 박세리(36·KDB금융)는 1언더파 71타로 공동 54위에 랭크됐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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