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굿바이 여왕]마선생의 진심, 좀 더 일찍 알아차릴걸 그랬습니다
교실을 지배했던 여왕 고현정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겼을까. 남을 밞아야만 내가 일어설 수 있는 약육강식의 사회를 바꾸기 위해 그가 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6월 12일 첫 발을 내딛은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극본 김원석 김은희, 연출 이동윤)은 ‘레전드급 마녀’, ‘카리스마 마선생’으로 분한 고현정과 산들 초등학교 6학년 3반 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보다는 부조리한 사회와 냉정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1등이 아니면 나에게 말을 걸지 말라”, “반장은 꼴등이나 하는 것” 등 마여진(고현정 분) 선생은 스스로가 부조리한 사회의 권력자가 돼 아이들을 궁지에 내몰았다. 극단적인 그의 행동은 반 아이들은 물론 동료 교사나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여왕의 교실’은 기존의 학원물들과 다른 전개 양상을 나타냈다. 이제까지의 작품들이 아픔과 고민, 상처들을 감싸줬다면, 마여진 선생은 그 위에 따끔한 소독약을 뿌려줬다.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그의 처방이 아프게만 느껴졌을 터.

종영까지 단 한 회만을 남겨놓은 ‘여왕의 교실’에는 드디어 그 상처 위에 딱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동안 마여진 선생을 ‘마녀’로만 생각했던 아이들은 그가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자신들을 위해 그러한 행동들을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극중 마여진이 내뱉는 말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거부감이 들 정도였다. 또한 초등학교 6학년 교실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이 정말 저런 행동을 할까?’, ‘우리 아이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야’ 등의 회피를 하게끔 만들었다.

“공감은 하는데, 불편하다”

이제까지 ‘여왕의 교실’을 바라보는 주된 시선이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혼자가 아닌 서로를 위하게 될 줄 알게 된 아이들의 성장한 모습과 약육강식의 세계의 치열한 현실을 말이 아닌 머리와 몸으로 직접 체험하게 한 마여진 선생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공감대가 높아져갔다.

누구보다 사이가 좋지 않았던 마여진 선생은 그 누구보다 아이들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마여진 선생이 남긴 관찰 기록을 본 동료 교사들은 그 누구도 그만큼 아이들을 아끼지 못했다는 것을 반성했다.

이처럼 ‘여왕의 교실’은 아이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과 이를 통해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내며 주요 시청자 층인 어른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극중 6학년 3반 아이들이 이제야 마여진 선생의 진심을 알아차렸듯이, ‘여왕의 교실’을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서서히 이 작품과 좀 더 일찍 가까워지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왜 공부를 해야만 하는 것인지, 내가 누리고 있는 자유에는 어떤 책임이 뒤따르는 것인지, 진정한 교육과 행복의 가치에 대해 스스로 깨닫고 배워나가게 만드는 ‘마녀 선생’이 남기는 마지막 메시지는 어떤 것일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동화 같은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착한 사람은 억울하고 가난하다. 나쁜 짓을 해도 힘이 센 사람의 편이라면, 벌 대신 상을 받는다. 어른이 되면 훨씬 심한 일들과 싸워야 하는데, 그 순간마다 선택은 너희들의 몫이다. 하지만 그 결과 역시 너희들에게 돌아온다”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을 ‘여왕의 교실’ 마지막 회는 8월 1일(오늘)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