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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 물대표 된 양당 당대표
“양당 대표 입지가 너무 좁아져서 큰일이다. 강경파에 밀려서... 앗, 제가 뭐 표현을 그렇게 했다면 정정하겠다. 저희 당은 정도대로 가고 있다. 야당해달라는 대로 해주고 있고...”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의 7월31일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 내용이다. 다급히 말을 주워담았지만, 낙장불입(落張不入)이다. 이 의원도 충청권의 맹주(猛主)라 불릴 정도로 대장 노릇 해본 사람이니 당대표 처지 모를 사람도 아니다. 이쯤되면 황우여, 김한길, 두 당대표, 옛날 ‘물태우(어수룩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빗댄말)’란 말에 대입해 보면 ‘물대표’다.

증거를 더 내밀자면 끝이 없다. 최근 논의되던 양당대표 회담이다. 말 나오기가 무섭게 흐지부지됐다. 양당대표가 앞장선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제도 그렇다. 민주당은 당원투표까지 해서 겨우 당론으로 정했고, 새누리당은 당대표가 “하겠다”고 했는데 원내대표가 “그런 적 없다”고 딴 말을 했다. 황우여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패자(敗者)를 건드리면 안된다”고 했지만, 새누리당에서는 연일 지난 대선의 ‘패자’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국가기록원 남북대화록 실종의 책임자라며 공세다.

김영삼(YS), 김대중(DJ), 김종필(JP) 등이 정치를 주름잡던 ‘3김(金) 시대’엔 당대표가 아니라 당총재였다. YS때까지 여당 총재는 대통령이 겸직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DJ정부 때부터 ‘대통령=당총재’ 대신 당대표가 등장했다. 노무현 정부때는 당3역 중 한 사람이던 ‘원내총무’가 ‘원내대표’로 격상됐며, 당대표는 또 한켠을 내주게 된다.

‘삼김’처럼 국회의원 목숨줄인 공천권도 없다. 하긴 계파정치가 자리를 잡으며 특정 계파 수장이 당대표가 되기도 어려워졌다.당대표 힘이 약해진다고 국민이 불편할 건 없지만, ‘산으로 가는’ 정치 현실을 보면 꼭 ‘사공 없는 배’를 탄 기분이다.

홍길용ㆍ박사라 인턴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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