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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 정장선> 한국정치 분열의 역사 언제까지?
주변정세 휘말려 당쟁일삼던 조선리더십 부재·분열 국민들 불신만현실정치, 과거정치 답습의 그림자국제흐름 되짚고 대타협장 열어야
주변정세 휘말려 당쟁일삼던 조선
리더십 부재·분열 국민들 불신만
현실정치, 과거정치 답습의 그림자
국제흐름 되짚고 대타협장 열어야


19세기 말 일본 주재 청나라 외교관 황준센(黃遵憲)이 쓴 조선책략을 보면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얼마나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지니는지가 잘 나타난다.

“조선은 아시아의 요충을 차지하여 지리적으로 반드시 쟁탈의 대상이 될 것이다. 조선이 위태로워지면 아시아의 정세도 날로 위급해질 것이며, 러시아가 영토를 공략하려 한다면 조선으로부터 시작할 것이다.”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우리의 운명을 크게 좌우했음을 의미한다.

당(唐)이 신라와 연합하여 고구려를 친 사실이나, 후금(淸)이 명나라와의 전쟁 전에 조선을 먼저 공략했던 것처럼 대륙을 지배하려는 자는 한반도의 우군화(友軍化)가 필수적 요건이었다. 고려를 발판으로 한 원나라로부터 침략을 받은 일본에 한반도는 목을 겨누는 비수였다. 16세기 임진왜란 이후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 세력이 충돌하는 전초기지로 그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국제정세에 의해 우리의 운명이 좌우되어 왔음에도 우리 지도층은 국제 정세를 보는 안목도 없었고 부패하고 분열했다. 그로 인한 대가는 너무 혹독했다. 세종시대를 정점으로 쇠퇴하기 시작한 한반도는 지금까지도 분단의 벽을 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남북 간에 그리고 여야 간 분열과 갈등은 더 커지고 있으니, 과거의 역사가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다.

조선시대 정치나 지금 모두 통합적 리더십은 없었고 분열은 컸다. 우리 내부끼리 지독하게 다퉜다. 명나라에서 청나라로의 정권 교체기에 누구 편을 들 것인지를 두고 싸우다 정묘ㆍ병자 호란을 맞았다. 여러 갈래 당파로 갈라진 조선의 정치는 민족이 아닌 정파의 이익이 판단의 기준인 때가 많았다. 나라가 백척간두(百尺竿頭)일 때도 시아버지 대원군과 며느리 명성황후는 목숨 걸고 서로 싸웠다.

지금도 남북은 종종 전쟁 일보 직전까지 부딪히고, 남북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마저 폐쇄 위기다. 독일이 통일 되고 중국과 대만 간 교류가 날로 커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남한 내에서는 국익에 아무 도움이 안 되는 남북정상 간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대화록을 가지고 죽자 사자 싸우고 있다. 여야가 휴전을 선언했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국민은 염증을 내고, 온 나라가 이미 톡톡히 망신당했다.

조선의 정치는 한심했다. 매관매직이 성행했고 부패는 극에 달해 국가를 도탄에 빠뜨렸다. 임진왜란 때 학정에 시달린 일부 백성은 왜군을 환영하기도 했다. 지금 그 정도는 아니지만 지도층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크다. 국회는 거의 매일 싸우고 인사청문회를 통해 나타난 고위층의 모습이나, 조세 회피를 위한 페이퍼컴퍼니, CJ, 전직대통령 비자금 사건 등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지도층에 등을 돌리고 있다.

우리 운명을 좌우했던 한반도 주변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중국의 초강대국화, 러시아의 부활 노력, 일본의 우경화 등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간 긴장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국가 경제는 정말 어렵다. 국가의 활력이 떨어진 지 오래 되었고, 많은 국민은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이때 우리의 정치는 매일 육두문자를 쏟아내며 뒷걸음치고 있다. 주변 강대국 눈치나 보았던 과거를 되풀이 할 것인가? 지금까지 어렵게 쌓아 올린 것들을 모두 허물어낼 것인가? 국민은 묻고 있다.

지금 우리 정치인들은 외국을 많이 나가는데, 그 전에 우리 역사부터 보고 배워야 한다. 대통령부터 여야지도부 모두 국제 흐름을 정확히 보고 고칠 건 고치고 내려놓을 것은 빨리 내려놓아야 한다. 대타협이 필요하다. 멋지게 해내는 큰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그리고 다시 역사 앞에 죄인이 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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