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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 - 김건> 의료안전망 ‘모니터링 네트워크’
우리 세대는 과거보다는 항상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면서 살아 왔다. 실제로 물질적인 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로워졌다. 과연 앞으로의 미래도 이처럼 밝기만 할까? 우리 자손은 우리보다는 더 잘살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그래도 뭔가 불안하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씨족 사회의 전통은 무너지고 있으며, 이러한 붕괴가 예상치도 않았던 여러 문제를 만들고 있다. 가문이나 마을이 받쳐 오던 안전망은 무너졌고 이로 인해 국가적 제도가 이를 대신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이르렀다. 장수로 인한 노인 건강과 안전이 사회 문제가 되었다. 약자들을 돌보는데 필요한 사회적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듯하다. 감당해야 할 미래를 위해선 제도적 안전망을 발전시켜야하고 그 효율성을 위해선 사후치료나 교정대책보다는 예방의 강화를 고민해야 한다.

개인들을 모니터링해 주고 징후를 알려주는 네트워크의 개발을 하는 일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개인이 간단한 건강측정 장치를 보유하고 여기에 이상이 생길 징후가 있을 때 자동적이고 지속적인 경고 혹은 상담 등이 수행된다면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에서 투여될 막대한 의료비의 상당수를 절약할 수 있다. 사회적 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이다. 만약 긴급 이상이 생겼을 때 구급차를 포함해 즉각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구현된다면 홀로 계신 부모님의 안부 걱정을 상당히 덜 수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은 이를 위한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모니터링을 위한 단말기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거나 정보들을 필요한 곳에 연결시키고 장치들의 분석 능력을 강화시키는 다양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잘 집적하면 네트워크와 장치들 사이에서 기본적인 판단이 이루어지고 필요한 서비스가 적시에 이루어지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나아가 장기적인 모니터링은 건강과 관련된 방대한 빅데이터를 쏟아낼 것이다. 정보의 양과 계산 역량이 결합해서 도출되는 생명분야의 지식은 실로 방대할 것이며 이를 통해 의료와 생명 분야의 비약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기술만으로 이러한 네트워크가 형성되지는 않을 것이며, 그렇게 해서도 안 될 일이다. 방대한 모니터링 정보의 운용은 새로운 질문을 야기한다. 정보의 수집 범위에서 시작해서 제공된 정보 활용의 제한, 정보의 보관, 정보수령인의 자격과 범위, 비용의 지불 주체, 비밀 보호와 위험 관리를 위한 정보의 보안과 분산, 자동적 의사결정의 범위, 나아가 정보 활용에서 도출된 이윤의 배분 문제 등등 사회적 합의에 의해 정책화되어야 하는 문제들이 아주 많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기술이 우리 삶의 질을 낮게 한다면, 그런 기술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더불어 이러한 논의 중 일부는 세계적으로 그 표준을 정해야 한다. 인류 미래에 중요한 작업으로 신중히 글로벌 거버넌스에 의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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